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과 함께 지난 14일 사의를 표명한 정문수 경제보좌관이 이 수석에 이어 청와대브리핑에 '귀거래사'를 발표했다.
정 보좌관은 16일 '희망의 씨앗은 자라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다른 두 사람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떠나면서 국민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8.31 정책은 아직 그 효과가 미흡할지는 몰라도 정책 자체의 방향은 올바르다는 점"이라며 "이는 투기억제를 위한 근본적인 장치들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등을 통해 오랫동안 왜곡되어 온 우리나라 부동산 제도를 합리화, 정상화했고 실수요에 부응한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8.31 정책 기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정 보좌관은 "다만 아직도 뿌리 깊은 시장불안과 그 근저에 있는 부동산불패 신화를 불식하지 못한 점은 끝내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머지않아 이 망국병은 치유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 보좌관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판의 일정 부분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다소 실수도 인정한다"면서도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보고 또 의미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성원해주는 풍토가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보좌관은 "외부에서는 부동산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서 제가 마치 부동산보좌관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참여정부의 경제철학을 정리한 <동반성장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경제보좌관으로서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보좌관은 "뜻밖의 부름으로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맡은 지도 어언 2년이 다 되어 금년을 넘기지 않겠다는 생각을 정하고 사직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 지 한 달이 넘었다"며 자신의 사의표명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정 보좌관은 이미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행정고시 출신이지만 일찍 관가를 떠나 율산그룹 임원, 아시아개발은행(ADB) 근무, 대학 교수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정 보좌관은 이날 사표가 수리될 예정이라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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