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의 중남미학교(교장 이성형)가 새해 봄학기 강의를 마련합니다. 이번 강의는 <중남미...하이브리드의 매력 속으로>입니다.(중남미학교는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와 공동으로 운영하며, 서울대 재학생과 대학원생에게는 참가비의 50%를 할인해 드립니다.)
이성형 교장선생님은 부산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서울대 국제지역원, 콜레히오 데 메히코, 과달라하라 대학교, 과달라하라 자치대학교의 초빙 교수를 지냈으며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교수로 있습니다. 저서로 <쿠바, 잔혹의 문화, 매혹의 문화> <배를 타로 아바나를 떠날 때> <라틴아메리카, 영원한 위기의 정치경제>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등이 있습니다.
이성형 교장선생님은 이번 학기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흔히 중남미라고 하면 우리는 빈곤과 저개발, 정치적 혼란, 게릴라 운동 등을 떠올립니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병'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경제가 조금만 불안해지면 언론에서는 '남미화'되어가고 있다고 떠듭니다. 중남미 지역이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위기에 시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음지의 이면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매혹적인 세상이 존재합니다.
중남미는 한 마디로 '뒤섞임'의 대륙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중남미의 '하이브리드 문화', 즉 잡종화(Hybridization)라고 말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멕시코는 인종(메스띠소-백인과 인디언의 혼혈)을 비롯하여 사회, 문화, 예술의 각 분야에 걸쳐 뒤섞임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잡종화된 문명은 세계 문화의 중심에서 변방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대국이라 알려진 프랑스는 일찍이 중남미에 건너와서 재물뿐만 아니라 카리브 문화를 흡수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열여섯 살에 나폴레옹과 결혼하여 후일 앙피르(Empire) 양식에 큰 영향을 준 '조세핀'은 서인도 제도 출신이었으며, 프랑스의 낭만주의 또한 카리브의 이국적 정취를 담고 있습니다.
유럽 제2제정시대의 시인 보들레르가 가장 많은 시를 써 바쳤다는 여인 '잔느 뒤발' 또한 카리브 출신의 흑인 창녀이자 부두교 신자로 알려져 있지요. 이 때문에 보들레르의 시에는 그녀에게서 건네받은 부두교의 신비주의적 색채가 묻어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서인도 제도는 유럽인들에게 설탕이나 담배, 커피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세계를 각성시킬 만한 풍부한 상상력도 전해 주었습니다.
새 학기에 준비된 8번의 강의를 함께 하시면서, 종속과 가난을 되물림하고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깊이 있는 문화와 다채로운 예술을 탄생시켜 온 중남미인들을 편견 없는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세계화란 미국식 '글로벌 스탠다드'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살아 숨쉬는 세상에서 창조와 변용을 수반하는 뒤섞임과 다양성을 체득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봄학기 강의는 5, 6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총 8강입니다.
강의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중남미...하이브리드의 매력 속으로>
제1강[5월2일] 남미의 지리와 문화 지형도
"당신이 사는 곳을 알려주면 내가 당신의 일생을 말해주지."
지리는 그만큼 중요하다.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남미. 지리적 소통의 어려움으로 문화는 지형에 따라 독특하게 발전했다.
유럽문명의 변방, 안데스 산록, 아마존, 카리브 해역, 이행기적 지역... 나름대로 발전한 남미 문화의 지형을 지리적 배경에서 찾아본다.
제2강[5월9일] 페루, 우수의 안데스
잉카제국의 지리적 경계였던 안데스.
제국은 사멸하였지만 경계 속의 문화는 정복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안데스는 서양문화를 녹이고, 자신의 틀 속에 다시 주조하며 오늘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자신의 유토피아가 21세기에도 실현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제3강[5월16일] 아따우알파 유팡키, 대지의 노래
"내가 달을 노래함은 밝게 비치기 때문이 아닐세.
내가 달을 노래함은 달이 내 갈 길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세."(투쿠만의 <달>).
가우초 문화와 음악의 정수를 우리에게 전해준 돈 아타(Don Ata).
그의 생애와 음악을 통해 안데스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정성과 사회사가(Social Historian)로서 면모, 가우초 문화 등을 살펴본다.
제4강[5월23일] 아르헨티나, 탱고, 춤추는 슬픈 생각
디세폴로는 탱고를 일컬어 "춤추는 슬픈 생각"이라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은 잠을 잘 수가 없다. 멕시코인들은 아스텍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지만, 이들의 이민자 사회는 증기선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고로, 회귀본능을 지닌 이들은 땅과 바다 사이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안전고투를 거듭하여 살아왔다.
뿌리가 없는 민족의 찬가, 탱고는 그렇게 탄생했다.
제5강[5월30일] 카니발레스크 브라질
"투피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투피 원주민이 프란시스코 수사를 잡아먹어서 탄생시킨 브라질 문화. 브라질 사람들은 하나님도 브라질 태생(God is Brazilian)이고, 예수도 벨렝 두 파티에서 태어났다고 말한다.
질베르투 프레이리의 인종민주주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음악, 미술, 건축, 축구, 영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트로피칼 모더니즘의 색다른 모습을 만나본다.
제6강[6월13일] 차베스의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건국의 아버지들은 베네치아와 같은 나라(Venecida Venezuela )를 꿈꾸었다.
과연 국호에 담긴 뜻대로 그 꿈은 실현되었을까? '악마의 똥'으로 불리는 석유를 기반으로 21세기 사회주의를 꿈꾸는 차베스, 그리고 세계를 감동의 도가니로 이끈 젊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땅...
볼리바르 혁명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풍요의 역설'을 살펴본다.
제7강[6월20일] 칠레, 기억을 향한 투쟁 : 이사벨 아옌데, 그리고 누에바 칸시온
칠레의 역사는 기억과 망각을 둘러싼 전쟁터이다.
이를 형상화한 문학/영화 작품들과 음악을 통해 칠레 사회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되짚어본다.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3부작과 비올레타 파라, 빅토르 하라, 그리고 킬리파윤, 인티이이마니,이뿌 세 그룹의 음악을 통해 굴곡이 많은 역사를 지닌 칠레의 면모를 더듬어본다.
제8강[6월27일] 남미와 아시아 : 태평양 교류사
남미에 남겨진 아시아 인구와 그 문화.
한국, 일본, 중국 이민사가 남긴 흔적들을 살펴보고, 아시아 문명이 남긴 여러 흔적과 경제적, 문화적 영향을 짚어본다. 21세기 태평양 교류사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지, 한국의 비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눠본다.
강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문학습원 강남강의실에서 열리며 자세한 문의와 참가신청은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전화 050-5609-5609 이메일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
강의를 끝낸 후 올 여름 이성형 교장선생님 인솔로 중남미 현지 답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추후 공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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