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교장선생님은 영화평론가입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에서 학위(라우레아)를 받았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출강하며 <씨네21>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이번 봄강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감독들 중 특별히 미술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악, 의상, 연기, 미술 등 여러 제작요소 가운데, 미술에 방점을 찍는 것이지요.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합니다. 영화와 미술은 시각예술의 대표적인 장르다보니
서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감독들 가운데 특별히 미술이 강조된 감독들을 골랐습니다.
이들의 작품들을 보며, 영화와 미술의 관계를 읽어보겠습니다.
영화미학에서 미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강의는 미술의 관점에서 본 일종의 감독론이기도 합니다.
2011년 봄학기 강의는 5, 6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총 6강입니다.
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크린에 그림을 그리는 감독들>
제1강[5월3일]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 르네상스, 매너리즘 그리고 바로크 자연주의
이탈리아의 리얼리즘 감독인 파졸리니의 영화세계를 16세기 미술, 곧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크 초기의 특성으로 읽는 시간입니다. 정치적 테마가 강조된 파졸리니의 영화는 간혹 형식적 아름다움이 간과된 것으로 오해되기도 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가 얼마나 탐미적인 연출가인지 확인하겠습니다.
제2강[5월17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 바로크 정물화의 바니타스
모더니즘 영화의 개척자 가운데 한 명인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세상을 보겠습니다. 그의 추상적인 영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정물화와 같은 화면구성입니다. 사람은 등장하지 않고, 사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통해 '소외'라는 일관된 테마를 표현한 그의 영화제작 방식을 보겠습니다.
제3강[5월24일] 루키노 비스콘티 : 미술의 인용, 그리고 데카당스의 미학
데카당스의 미학이 영화사에서 가장 뚜렷하게 구현된 게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들입니다. 데카당스 문학의 거장인 토마스 만의 단편소설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각색한 동명소설이 대표적입니다. 비스콘티 감독의 초기작에서부터 나타난 미술인용, 그리고 데카당스 미학의 영화적 표현을 집중적으로 보겠습니다.
제4강[6월7일] 구로사와 아키라 :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오마주
사무라이 영화를 주로 만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미술학교 출신인데,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는 대단히 탐미적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미술학교 재학 때,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했고, 그와 같은 화가가 되고 싶은 희망도 했지요. 반 고흐와 같은 강렬한 색깔의 사용이 빛나는 영화들, 그리고 반 고흐에게 오마주를 보내는 영화도 보겠습니다.
제5강[6월14일] 루이스 부뉴엘 : 초현실주의
1920년대 초현실주의 미학이 영화적으로 표현된 것은 스페인 감독 루이스 부뉴엘의 작업 덕분입니다. 현실을 넘고자 했던 당대의 도전적인 태도가 미학적으로 묘사돼 있는 겁니다. 꿈을 꾸는 듯, 현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 초현실의 영화들을 보겠습니다.
제6강[6월21일] 장-뤽 고다르 : 앤디 워홀의 팝아트
196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앤디 워홀의 팝아트가 유행을 몰고 올 때, 워홀의 광고 같은 이미지의 그림들을 화면 구성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사용한 감독이 바로 장-뤽 고다르입니다. 소위 말하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 가운데 한 명인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 형식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던 고다르가 팝아트의 이미지를 끌어와서, 어떻게 자기만의 독특한 형식을 만들어내는지를 보겠습니다.
한창호 교장선생님은 <영화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이야기합니다.
어떤 영화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영화를 좋아하는 문화를 가진 것처럼 해석해도 될 듯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영화가 급격하게 산업화되다 보니, 취향도 닮아간다는 점입니다. 생산자는 잘 팔릴만한 비슷한 것들을 찍어내고, 소비자는 또 그런 익숙한 영화들을 선호합니다. '영화 문화'에도 표준화의 규칙이 지나치게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다보니 우리는 만날 할리우드 영화 아니면, 할리우드 흉내 낸 충무로 영화에 길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영화들이 개봉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곳으로 쏠려가는 것이지요.
문화는 본능적으로 동일한 것을 거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화 문화는 과연 문화의 테두리 속에 넣을 수 있을까요?
<영화학교>에서의 만남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다양한 감각을 (되)찾아내고 발전시켜 봅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즐기려면 일정한 문학 공부가 필요하듯,
자신의 영화 감각을 발전시키는 데도 어느 정도의 영화 공부가 필요합니다.
영화 보기의 스펙트럼도 넓혀야겠지요.
우리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다양한 그대로 되돌려 놓는 데 <영화학교>는 소금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화문화가 '문화'라고 이름 붙여도 부끄럽지 않을 개성 있는 색깔을 가졌으면 합니다.
<영화학교>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봅시다.
이번 강의는 모두 6강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문학습원 강남강의실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문의와 참가 신청은 www.huschool.com 또는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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