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남일호 사무총장이 내년 피감 대상에 방송통신위원회를 넣을 것을 시사했다. 남 총장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작년 12월에 방송위원회 감사 일정을 잡고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에게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작년 12월 계획에 따르면 KBS에 대한 감사 실시를 밝히면서 방송위원회도 감사 계획을 잡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뀌었지만 감사는 안했다"고 지적했다. 남 총장은 "이번에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운영 실태를 감사했기 때문에 국가기관인 방통위는 빠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역시 국가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한창일 무렵인 지난 5월, 감사원이 예고도 없이 감사를 실시한 사실이 최근에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박 의원은 "(같은 국가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는 감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고 남 총장은 말을 잇지 못하다가 "위원회 제도 정비차원에서 국회 감사 청구가 들어와서 그때 일괄처리 했지만 다 하지 못한 (국가인권위원회가 포함된) 5개 기관은 2단계로 했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작년 12월에 KBS 감사와 방송위원회 감사 계획이 잡혔으면 방송통신위원회 감사도 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고 형평성에 맞다"며 "같은 위원회면 하는데 왜 저기는 하고 여기는 안했느냐.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밉보인 데는 하고 아닌 데는 슬슬 봐주고 이런 식으로 해서 신뢰를 잃지 않았느냐"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남 총장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위원회에서) 기구가 통합이 됐고, 2006년도에 감사를 실시해서 이번에 빠진 것 같다"며 "내년도 계획에는 다시 들어갈 소지가 있다. 형평성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국가인권위 감사를 문제삼으며 "인권위 감사는 정치적 감사의 목적이 다분히 내재돼 있다. 회계 감사도 아니고 조직과 인사관리도 깊숙히 감사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 민주평통자문회의도 다 인사 조직에 문제가 있는데 인권위에만 칼날을 들이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에 김황식 감사원장은 "인권위를 감사원에서 감사한 것은 나름의 이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여러 의견들이 다기하다보니 오비이락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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