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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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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정헌의 '예술가가 사는 마을'] 마을에 관한 이야기 캠프 (5ㆍ끝)

▲ 정기용 선생의 특강, 시작됩니다.

정기용 : 간단하게 말하면, 지금 김교수도 그렇고 농수산부도 하고 문광부도 마을만들기를 하고 있어요. 지금 이 나라는 농촌살리기, 마을 만들기 열풍이야. 그런데 하나도 성공하는 걸 못 봤어요.

돈이 넘쳐나요. 그게 문제야.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누구를 위한 마을인지 모르고 시작하기 때문에 그래요. 항상 이상만 가지고. 그런데 아까 말씀하셨듯이 옛날 우리 농촌은 죽었어요. 죽었는데 마을을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 박진도 선생의 마을인가 지역인가가 중요한 거예요. 한국 농촌이 붕괴되서 다 죽었나? 그렇진 않다는 거예요. 커뮤니티가 붕괴된 곳도 있고, 그래도 남은 곳이 있고. 일괄적으로 얘기해서는 안되는 거죠. 그러면 또 망하는 거예요.

이게 중요한 거예요. 마을인가 지역인가?, 다 붕괴됐나?, 뭔가 남아있다면 그건 무엇인가?, 정말 붕괴된 건가?. 그렇다면 우선 첫 번째로 '마을은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 내가 무주에서도 일해보고 여러 가지 일해 보면서 느낀 건,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거예요. 마을 안에 문제도 있고 그 안에 해법도 다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엉뚱하게 다른데서 찾는 거예요.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 인류학 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로 '컨테이너 컬쳐'라는 게 있어요. 무슨 소리냐 하면 문화를 툭툭 떨어뜨리면 마을이 문화적으로 된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거죠. 요새 아이티에 지진 나서 음식 떨어뜨리는 것처럼, 마을은 절대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여기 '예마네'도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거죠.


그러면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세상엔 마을 재생의 모델이 있어요. 이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조성룡 선생이에요. 옛날의 의미 있는 삶을 살려내고 그것으로 먹고사는 마을을 만드는 거예요. 거의 몰락했다고 생각하는 마을을 재생해요. 박재동 선생이 말했듯 그 마을마다 조금씩 잘하는 것을 북돋아서 먹고 살게하고 단, 돈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게 핵심이에요.


우선 계획만 세워요. 마을사람들에게 해법이 있어요. 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하면 그때 가서 돈을 지원해줘요. 이 나라는 돈 때문에 망하는 거예요.

▲ 모두가 주목, 필기도 하면서...

이미 '에코 뮤지엄'에 대해서 책에 다 나와 있고 농수산부에서 번역해서 다 나와 있어요. 이것만 제대로 가서 봐도 우리가 얼마나 마을에 접근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마을 리서치라는 거예요. '예마네'도 지금 마을탐방을 다니면서 공부 많이 했다고 했죠? 우리나라 마을이 14000여개예요. 원래 20000여개 있었는데, 일제시대 때 면 단위로 통폐합했어요. 줄여버린 거죠.


리서치를 하는 거예요. 어떻게? 나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남아있는 거, 전통적인 가치, 공간 및 경관 구성에서, 생산 방식에서, 기타 문화재에서 그 가치를 보전해야할 것이 틀림없이 있어요. 그게 중요한 거예요. 이걸 면 단위로, 오히려 통폐합하고 별 볼일 없는 마을을 자연에 돌려보내야 해요. 전부 살릴 수도, 그럴 필요도 없어요.

▲ 저녁 식사마저 잊고 집중...

다음으로는, 도시민들이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해요.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예요. 2시간 만에 다 갈 수 있는, 농촌이라는 말이 이제 없어요. 그래서 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무주에서 사는게 훨씬 건강에 좋겠다. 이런 식으로 보따리 싸서 다들 갈 거예요.


우리나라도 지난 15년 동안 시작했죠. 전원주택, 이런 건 개똥이고. 정말 필요한건 농촌 주택들을 조금씩 개량해서 사는 것들이 생겨나고 언론에 보도하고 하는 거예요. 건축가들이 그런 일을 하나도 안했어요.


중요한 건 유럽과 같이 제2의 집을 다 갖게 될 거예요. 도시로 간 2세들이 다 집을 안 팔아요. 언젠가 돌아가려고. 그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그걸 준비해야 되요. 그게 균형발전이죠. 세종시 만들기 이게 다 그런 거죠.


이제는 도시인지 농촌인지 모르는 마을들이 넘쳐나요. 그래서 어떤 마을들은 리서치 분류가 필요해요. 어떤 마을은 '도시+농촌' 마을인거죠. 그리고 노인사회 문제가 도시에서만은 절대로 해결이 안 되요. 요번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노인도 늙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게 나왔어요.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게 노인도 공부를 해야 한다. 죽는 법을 배우기 위해, 행복하기 죽기 위해 철학 공부를 시작해야한다는 거예요. 그런 마을이 농촌에 생겨야한다.


그 다음에 어떤 마을은 '예술+마을'인거죠. 지금 대학도 수백 개고 농림부에 돈도 수십억, 수십 조 원이 있는데, 리서치를 제대로 안 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리서치 방법은 '생태지도' 그리기가 축적되어야 해요. 삶의 지도. 지도 그리라면 골목 그리고 집 그리고 이런 게 지도가 아니에요.

▲ 마을 리서치, 생태지도, 공간 재편의 문제.... 마을만들기, 여기 다 있습니다.

물리적인 지도 말고 '생태지도'를 만들어야 해요. '생태지도'라는 건 5가지 자연 지도지형, 역사, 생산품, 설화 신화, 모듬살이 공간 등등... 그 다음에 제일 중요한 게 모든 사례에 대한 것. 지구의 역사, 인간의 역사, 사랑 배신, 살인, 누가 누굴 죽이고 누가 목을 매고... 이런 사건 사례를 모아서 삶의 지도를 만드는 거죠. 이것이 우리가 그려보니까 20개, 30개, 40개 지도면 되고, 정보의 문제예요.


우리가 맨날 하는 게 집, 길, 고속도로 이런 것만 그려요. 알고자 하는 정보를 만드는 게 지도예요. 그런데 이런 걸 빼놓고 만든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게 축적되야 해요. 당신들도 '생태지도'를 그려요. 가져와 봐요. 체크해줄게.


결론은 이 작은 나라 한국이 어떻게 공간을 재편하는 게 바람직한가? 앞으로 100년후..., 그런 문제들이 있는 거예요. 결론은 마을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문제도 이 땅에 있고, 해법도 있다. 그걸 알려고 노력해라. 그게 생태지도 만들기다.

박재동 : '생태지도' 얘기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작품을 위해서도 할 수 있겠어요. 작품을 꼭 글로 쓰는 게 아니라 지도로 그려도 될 것 같아요. 여기는 사과밭이 어떻고, 여기서 애정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살인 문제도 생길 수도 있고, 너무너무 재밌는 얘기네요. [끝]

(예술과마을네트워크 까페http://cafe.naver.com/yem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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