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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 안 된다던 박근혜, 결국 '선거공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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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 안 된다던 박근혜, 결국 '선거공신'을…

[오늘의 조중동] <조선> "청와대, 대선공신 잇달아 앉힐 듯"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공신(功臣)'들을 정부 주요 공직자리에 채우기로 했다고 한다. 그간 새누리당에서는 청와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인사에 대선 공신들을 배려해달라는 주문을 잇달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허언이 된 셈이다.

<조선일보>는 14일 자 4면 머릿기사 '청와대, 공공기관장에 대선공신 잇따라 앉힐 듯'에서 "새누리당이 대선 승리에 기여한 당내 인사 수십 명의 명단을 공공기관에 취업시켜 달라며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당에서 '당과 선거 캠프 출신들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청와대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청와대 관계자는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자리에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사람들을 임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취임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한 공공기관 인사에서는 당내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기용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청장은 공항 경영에 관한 아무런 전문성이 없어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휩싸였다. 김 전 청장은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 평가에서도 세 후보 가운데 최하 점수를 받았다.

▲ 2009년 2월,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퇴임할 때 모습. ⓒ연합뉴스

새누리당, 청와대에 인사 관련 불만 전달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 최고위원단은 지난 10일 저녁 청와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비공개 만찬회동을 갖고 공기업 인사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은 황우여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청와대에서는 김 실장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만찬 인사말을 통해 "공기업 인사가 늦어져서 걱정이 된다"는 우려를 전달했고, 청와대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회동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공기업 인사에 대한 의견을 자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의 보도대로라면 박 대통령이 이날 회동 이후 공공기관 인사 관련, '선거공신'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결심한 셈이다.

그간 박 대통령은 '나눠 먹기'식 인사를 거부해왔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각종 공공기관장에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료 낙하산 현상이 심해지자 모든 인선을 중단하고 전문성 있는 인사들을 추가해 철저히 검증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선거공신'들에게 정부 산하기관이나 공기업의 사장·감사 자리를 함부로 내렸다가 여론이 악화한 것을 한두 번 지켜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는 선진국민연대라는 대선 외곽 지원 조직 출신들 가운데 공기업 사장과 감사가 숱하게 배출된 사례가 있다. 이 단체 출신들이 모인 청와대 행사에서 사회자가 "공기업 감사님들은 너무 많아 사장급 이상만 소개하겠다"고 했던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한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에 '대선공신'을 앉히는 것을 꺼렸지만 여당 내부의 인사 불만이 직접 전해지자 이를 받아들이는 식으로 입장이 번복됐다.

낙하산 인사 없어져야 한다고 했으나…

하지만 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만 해봤을 뿐, 전문 경영을 해본 적 없는 인사들이 '개국공신'이라는 이유로 보은 차원에서 공공기관장 자리에 앉혀질 경우, 공공기관 재정은 물론 국가 재정도 망가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권마다 공공기관을 자기편 사람들에게 한자리 챙겨주는 용도로나 쓰다 보니 10대 공기업의 부채가 현재 373조 원에 이를 정도로 병들고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권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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