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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많이 만나고 어울려야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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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 많이 만나고 어울려야 개선"

[현장] 서울시-정몽구재단, '다문화 축제' 개최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은 다문화 국가'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82.9%에 달했다. 대부분의 대중들이 한국이 이미 다문화 국가임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것. 다문화 가정과 이웃이 되거나 직장동료로 함께 근무하거나 자녀의 친구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응답자의 87.5% 이상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자녀가 다문화 가정 자녀와 결혼하는 데 대해서는 46.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남아 출신도 한국인'이라는 명제에도 68.2%가 동의하지 않았다. 한국이 다문화 국가가 된 것은 인정하지만, '내 문제'가 됐을 때는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동남아 지역 출신에 대한 차별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 여전히 인식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다문화 가정 및 이주자들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들의 눈길과 발길을 끄는 행사가 열렸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서울시가 주최하는 '2013 다문화축제-함께 여는 아름다운 세상'.

가장 인기 있는 천막은 '다문화 의상체험', '다문화 음식체험', '다문화 놀이체험'이었다. 음식체험 부스에서 시식을 하던 직장인 박연서 씨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음식을 좋아한다"며 "여행할 때나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국내에서도 그 지역 출신 분들이 직접 만드는 음식을 먹게 되니 좋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서 몽골 음식도 먹어봤는데, 내년 여름에는 몽골로 휴가를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말했다.


▲ 놀이체험 중인 아이들. ⓒ프레시안(김하영)

의상체험 부스에서는 주로 여학생들이 북적거렸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여성 전통의상인 '아오자이'가 단연 인기였다. 아오자이를 걸치고 원뿔 모양의 모자인 '논'을 머리에 쓰고 연신 사진을 찍기 바빴다. 한 학생은 아오자이를 두고 "디자인이 심플해 촌스럽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놀이체험 부스는 역시 아이들의 무대였다. 반으로 쪼갠 코코넛 껍질을 신발 삼아 올라타고 걷는 '든가라' 놀이, 2개의 대나무 장대 사이를 폴짝 폴짝 뛰어 다니는 '내이샵' 놀이 등이 인기였다. 생전 처음 접하는 놀이였지만 아이들은 금방 적응해 놀이에 빠져들었다.

이밖에 시민들이 다문화 전래동화, 다문화 DIY, 다문화 전통악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고, 다문화 가정을 위해 육아, 가정, 취업상담 및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가 이뤄졌다. 오후 7시부터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축하 콘서트도 열렸다.

▲ 다문화 음식체험. ⓒ프레시안(김하영)

이번 행사는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과 시민들이 한데 어울려 함께 즐기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몽골 출신으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서울시 명예부시장인 온드라흐 씨는 "이런 행사를 통해 이주민들이 서울시민과 어울리고 서로의 문화를 나누며 하나가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축제가 더 열려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현대차 정몽구 재단 유영학 이사장

▲ 유영학 이사장. ⓒ프레시안(김하영)
-재단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어떤 사업들을 펼치고 있나.

"교육과 의료사업을 해오고 있다. 서울온드림다문화가족교육센터를 통해 한국어 교육 등 중도 입국 다문화 가정 자녀의 조기 적응을 위한 허브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다문화 육아동화집 발간 등 인식개선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의료 쪽으로는 외국인 근로자 가정 등 다문화 가정에는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많다. 언어의 문제로 일반 병원에서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보험 등의 문제로 병원을 못 가는 분들도 있다. 보험이 있어도 본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대한적십자사와 공동으로 서울적십자병원에 '희망진료센터'를 만들어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행사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의료·교육 지원 사업 외에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서울시와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 이와 같은 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다문화 가정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늘면 인식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는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

-유영학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차관까지 지낸 사회복지 전문가이다.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내가 보건복지부에 근무하던 시절은 보건복지가족부였다. 다문화 가정 관련 행사에도 참여하고 했었지만 개인적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직접적 업무를 할 기회는 없었다. 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직접적 서비스는 처음이나 마찬가지인데, 현장에서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어려운 처지의 분들이 지원을 통해 건강이 회복돼 감사하다는 편지가 가끔 온다. 보람을 느낀다."

-이번 행사의 목적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고 했다. 어떤 점에서 인식 개선이 필요한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아직 편견은 조금 남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 출신의 이주민들에 대한 우월감이 있는 것 같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점이다. 그리고 잘 몰라서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다문화 사회에 대해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단에서 다문화 가정의 '고향'에 대해 벌이는 사업은 없나?

"작년 12월부터 인도 첸나이 지역에서 현지 병원과 협력해 소외 계층에게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는 이동진료 차량을 이용해 실명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데, 더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의 다문화 가정 지원 계획은?

"일단 지금 하는 사업들을 착실히 해 나가려 한다. 오늘 연 행사도 평가를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계속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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