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계열사들이 법정관리 이틀 전까지도 법정관리는 절대 없다며 직원들에게 사채 등을 팔도록 했다"며 "하지만 이것은 결국 투자자의 손실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재산과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펼친 사기극에 불과했다"고 검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현 회장이 사기극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대목은 지난 7월과 9월 동양시멘트를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때문이다.
▲ 동양증권 임직원 200여명이 3일 오전 서울 성북구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철회를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동양, 단기사채 판매하면서 법정관리 준비
동양그룹은 시장에서 이미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시점인 9월 집중적으로 1000여억 원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고 추석 연휴 직전에도 사채 발행을 단행했다. 이 시기는 그룹 내부에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자매그룹인 오리온그룹에 지원 요청을 했던 때다. 현 회장은 추석 명절 직전까지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판매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렇게 단기사채 판매를 독려하던 현 회장은 지난달 30일 동양그룹 계열사인 (주)동양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가진 동양시멘트에 대해서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를 판매하면서 법정관리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투자자들은 (주)동양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담보 실행을 할 수 없게 됐고 동양시멘트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 담보 가치까지 훼손될 위험에 놓이게 된 것.
노조는 "현 회장은 사채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고 추석 직전에도 그룹의 안전성을 내세우며 판매를 독려했지만 모두 거짓이었다"며 "현 회장은 직원들을 속인 채 은밀히 법정관리를 준비했고 연휴가 끝나자 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5만 명 개인 투자자, 최대 1조7000억 원 피해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동양증권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동양그룹 내 계열사 중 (주)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5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여기에서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5만 명 가까운 개인투자자가 최대 1조7000억 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
동양증권 창구에서 계열사 회사채와 CP를 팔아온 한 직원은 지난 2일, 죄책감에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현 회장을 비롯한 동양그룹 경영진이 보여준 노력이라곤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한 e메일 한 통뿐이다.
현 회장은 지난 3일 언론에 보낸 e메일에서 "마지막 남은 생활비 통장까지 꺼내 CP를 사 모았지만 결국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며 "추가 피해를 줄이고자 법원에 모든 결정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되레 법정관리 신청을 전후해 회장 일가가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총수 일가의 이익만 지키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 회장의 부인 이혜경 부회장은 지난 1일과 지난달 30일 동양증권 대여금고에 보관했던 물품을 찾아가고, 개인 계좌에서는 현금 6억 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현 회장 일가, 법정관리인에서 배제해 달라"
현재 동양증권 노조는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계열사 5개에 대해 현 회장 일가 측근을 법정관리인에서 배제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관례상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법정관리인 선임은 이전 경영자가 되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법정관리를 선택한 건 채권단의 간섭을 피하고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법정관리의 허점을 이용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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