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논란 2라운드, 청와대 외압설 진위 밝혀질까

<조선> 상대로 채 총장은 소송, 여성단체는 고발 예정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논란이 소송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채 총장은 예정대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또한 법무부는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채 총장은 23일께 <조선>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할 예정이다. 소송은 채 총장이 개인적으로 선임한 광주고검장 출신의 신상규 변호사 등 2명을 통해 진행된다. 신 변호사는 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3차장으로 있었으며 현재 법무법인 동인 소속이다.

채 총장은 우선 정정보도 청구소송만 제기할 전망이다. 조속한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명예훼손으로 인한 형사고소나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은 정정보도 청구소송 이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채 총장은 사표 수리 유보로 신분은 유지되고 있으나 16~17일과 마찬가지로 연가 형식으로 대검찰청 청사에는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은 지난 13일 사의 표명 뒤 지방에 머물면서 소송을 준비해 왔으며 연휴 기간의 행적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도 추석이 지난 후 본격적인 채 총장 감찰에 나설 전망이다. 법무부는 추석 연휴 동안 채 총장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씨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 조사를 포함한 기초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찰 착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 채동욱 검찰총장. ⓒ연합뉴스

소송전 등 2라운드 돌입 전망…넘어야 할 산 많아

이렇듯 추석이 지난 후 채 총장 관련 논란은 2라운드를 맞을 전망이다. 하지만 진위를 밝히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우선 법무부 감찰의 경우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 채 총장이 법무부 감찰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감찰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감찰은 당사자 동의 없이는 통화 내용 확인, 금융 거래 명세 확인, 관련자 조사 등에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채 총장은 앞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감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채 총장의 방침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의혹 규명까진 적어도 수개월 이상 걸릴 가능성이 높다. 현행 언론 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정보도 청구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은 소송 제기 이후 3개월 내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판결에 불복하거나 소송 과정에서 각종 절차 등의 문제가 있으면 판결이 확정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또 정정보도 청구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당사자인 아동과 임 씨의 동의 없이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 없는 점 역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청와대 외압설 진위 밝혀질까

다만 채 총장의 정정보도 소송을 통해 청와대 외압설이 밝혀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채 총장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에 밉보여 '혼외자식' 의혹 및 법무부 감찰 지시 발표 등 연타를 맞으며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이 중론이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이 8월 내내 채 총장을 집중 사찰했고,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이 이에 개입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관련자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급기야 집권 여당도 진화에 나서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혼외자식설 정보에 대해) 대통령령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특별 감찰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이에 따라 민정수석실에서 특별 감찰을 통해 알아낸 정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부대표는 "개인 프라이버시와 정보 제공자 보호를 위해 말할 수 없다"며 수집 방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채 총장을 둘러싼 이번 논란에 청와대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지난 16일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혼외자로 지목된 아동의 학적기록부 등 개인정보 불법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30여 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4일께 조선일보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도 "현직 검찰총장의 입증되지 않은 사생활이 언론에 생중계되는 동안 채 군의 학교는 물론 인적 정보, 사진이 무단 노출 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벌어졌다"며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