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겨레> 최초 보도 이후 공개된 임 씨의 편지내용에 따르면 채동욱 총장은 임 씨와는 연락이 닿은 지도 수년이 지났고, 어떤 경제적 도움도 받은 적이 없을뿐더러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편지에서 임 씨는 자신이 채동욱 총장의 이름을 사용한 배경에 대해 "미혼모로 무시 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그 이름(채동욱)을 함부로 빌려 썼고 식구들에게조차도 다른 추궁을 받지 않기 위해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온 것이 이제 와서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해명했다.
임씨는 자기 아들에 대해 "개인적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게 되어 아버지 없이 제 아이로만 출생신고를 했다"면서 "그런데 이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아버지를 채동욱 씨로 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기사 5개 통해 편지 내용 촘촘히 분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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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선>은 "제 아이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임 씨 주장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들이 채동욱 총장과 무관하다고 주장만 할 뿐 다른 사람 누구의 아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나 힌트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채 총장이 임 씨와의 관계를 언급하지 않은 점도 주목했다. <조선>은 "임 씨와 채 총장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채 총장은 임 씨와 잘 아는 사이임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채 총장은 (최초 보도 이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임 씨와 관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임씨가) 술집 단골손님인 채 총장을 아이 '아버지라고 하면 사업도 수월하고, 주변에서도 깔보지 않을 것 같아서 최근까지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속여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은 "만약 Y씨가 아들이 채동욱 총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들이라면 당당하게 진짜 아버지의 이름이나 최소한 직업 등을 밝히든가, 즉각 유전자 검사 등을 받아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어야 한다"며 "임 씨가 이날 편지에서 '아이 아버지가 채 총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채 총장이 '혼외 아들' 문제 진실규명의 핵심인 것처럼 내세운 '유전자 검사'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보낸 편지와 자신들에게 보낸 편지를 부친 우체국이 다른 점에도 주목했다. <조선>은 자신들에게 보낸 편지는 '광화문' 소인이, <한겨레>에 보낸 건 '마포' 소인이 찍혀있었다며 채 총장이 나름대로 급박한 상황에서도 부하들에게는 정정보도 청구서 작성 등 대응책 마련을 지사하고, 다른 한편으로 임 씨에게 '채 총장이 아이 아버지 아니다'는 취지의 편지를 써서 보내라고 연락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진흙탕 싸움' 양상에 웃음 짓는 <조선>
사실관계를 떠나 채동욱 총장 혼외아들 진실공방은 임 씨의 등장으로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렇게 된다면 유리해지는 건 <조선>이다. 의혹보도는 언론으로서는 언제든 사실과 무관하게 의혹만으로도 보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고' 식인 셈이다. 자연히 채 총장은 '정정보도' 등 사후 대처밖에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고 의혹을 쏟아내면 처음엔 '설마'하던 여론도 '혹시'로 바뀌기 마련이다. 설사 혼외아들 보도가 오보로 판명난다 해도 오보에 관대한 우리나라에서는 언론 공신력에 흠집이 가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공익을 위한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 역시도 넘어가기 마련이다. 채동욱 혼외아들 진실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될수록 <조선>은 내심 기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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