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6면 머리기사 '안병직 교수 "종북 세력, 국가·민주당을 숙주로 생명유지'에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를 인터뷰했다. 안 교수는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적 지지를 상실한 종북 세력은 국가와 민주당이라는 숙주에 기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기생 관계를 끊어야 대한민국도 민주당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북 세력이 아직도 존립하는 것은 의회 진출로 국가에서 국고보조금을 받고 야권 연대로 민주당에서 정치적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며 "통합진보당 해산과 민주당의 변화로 종북 세력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화 이전에는 종북 세력이 대중 조직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지만 민주화 이후 종북 세력은 노조, 학생회 등 대중조직에서 지지를 급격히 상실했다"며 "그러나 종북 세력의 정치적 동원력이 필요한 민주당과 진보 세력은 그들의 위험성을 알고도 손을 잡았다"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그는 진보 원로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그는 "민주화가 완성된 이후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인사들도 사상적 전환을 해야 했다"며 "그러나 일부 인사는 이를 거부하고 종북 세력의 반미 친북 행위를 마치 자주독립 행위인 것처럼 치켜세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종북 사상을 저항적 민족주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 있는 것처럼 오도한 것"이라며 "이들은 그러다가 진보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그 주변에서 혜택을 누리며 '사상적 건달' 노릇을 했다"고 폄하했다.
▲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
일제시대에 한국이 근대화됐다?
안병직 교수는 1965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대 교수로 경제학을 가르쳤다. 1960~1970년대에는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였다. 그의 '식민지 반봉건 사회론'은 노동, 학생운동 진영에 큰 이론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식민지반봉건사회론'으로는 한국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1990년 이후부터는 좌파 경제이론과 북한 체제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좌파 경제학자에서 우파 경제학자로 전향한 것. '종북'을 비판하고 싶은 <조선일보>로서는 안성맞춤인 인터뷰이인 셈이다.
하지만 안 교수를 둘러싼 논란도 상당하다. 안 교수는 과거 일제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일제시대에 한국이 근대화됐다",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했다는 증거는 없다" 등의 발언으로 일각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 "국민들이 이해력이 부족해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다가 현재 일제강점기 시대를 미화하는 역사 왜곡, 표절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교학사 국사 교과서를 주축으로 만든 현대사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에도 영향 미친 안병직 교수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교학사 국사 교과서에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인들은 시간 사용의 합리화와 생활 습관의 개선을 일제로부터 강요받았다. ~ (중략) ~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지속될수록 근대적 시간관념은 한국인에게 점차 수용되어 갔다"고 서술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서술내용은 그간 안 교수가 주장한 '식민지근대화론'과 맥이 닿아있다는 점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일본이 조선을 병합함으로써 한국 근대화를 이뤘다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이 이론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국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위해 일본학자들에 의해 처음 주장됐다.
광복 이후에 일본 우익세력들만 간헐적으로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해왔으나 1980년대 이후 뉴라이트 계열의 안병직 교수 등에 의해 부활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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