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진보민주 세력에 대해 유사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탄압을 전개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국정원의 '국면 전환용 탄압'이라고 규정,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 내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로 국정원 수사 대상에 오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하는 등 '잠적' 하룻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
그는 "그러나 탄압이 커지면 커질수록 민주주의의 불길은 더욱 커질 것이며, 종단에는 국정원이야말로 무덤에 파묻힐 것"이라며 "저와 통합진보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을 믿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전날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주거지인 마포의 한 오피스텔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자 종적을 감춘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일부 언론에선 '이 의원이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변장을 하고 도주를 했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성규 당 대변인은 "도주의 목적도, 행위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 역시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마디로 황당하다. 국정원의 날조"라며 특히 총기 및 폭약 마련을 통한 국가기간 시설 파괴 등의 혐의에 대해선 "국정원의 상상력으로 더 기가 막히다"고 못 박았다.
또 전날엔 "서울에 있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빨리 정리해 국정원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왔다"고 압수수색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이 국회로 '복귀'함에 따라 국회 이석기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부터 재개됐다. 전날 당직자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의원실 내 의원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오전 11시 현재 시작된 상황이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이날 연석회의 직후 '긴급 입장 발표문'을 통해 "청와대와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희대의 조작극을 벌였다"며 "진보세력을 고립·말살하고 진보당을 해산시키려는 정치모략"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보당 당원이 통신·유류시설 파괴, 무기저장소 습격, 총기 준비, 인명 살상계획 수립 등으로 내란을 예비 음모했다는 국정원의 주장은 진보당에 대해 혐오감을 갖게 할 목적으로 날조된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진보당이 얻고자 노력하는 것은 국민의 지지이지 총 몇 자루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 시간부터 당 조직을 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전국 16개 시도당과 177개 지역위원회까지 비상체계로 운영해 전당적 총력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촛불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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