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자신과의 '연대설'이 거론됐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향해 '새 정치'의 내용을 채울 것을 충고했다.
앞서 안 의원은 손 고문을 찾아 "손 고문의 혜안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정치적 구애'를 했지만, 이에 대해 선을 긋는 뉘앙스다.
독일에 체류하던 중 형수상(喪)으로 일시 귀국했다가 26일 다시 독일로 출국한 손 고문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현상'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인 만큼 이에 부응해 새로운 정치의 내용을 채우고 좋은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뼈 있는 조언을 했다.
그는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선 "우리 사회와 정치가 분열로 치닫고 있다"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통합의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그 바탕은 '통합'과 '공동체 정신'이 돼야 한다"며 "우리가 같이 간다는 것에 대한 신뢰, 국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손 고문의 이 같은 발언은 때 마침 안철수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의 '독자 세력화' 방침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10월 재보선과 관련해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한다"며 "저도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 제 선거처럼 열심히 (후보들과) 같이 그 지역에서 뛰려고 한다"고 독자 세력화를 기정사실화 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서울 노원병 선거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 민주당과의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10월 재보선에서 안 의원 측과 민주당의 치열한 '야권 주도권 쟁탈전'이 예고된 가운데, 안 의원의 '러브 콜'을 받아온 손 고문이 '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안 의원은 이틀 전인 24일에도 손 고문의 빈소를 찾아 "정치 상황이 지난 대선보다 많이 열악한데 이럴 때 손 고문의 혜안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지만, 손 고문은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어떤 사회를 만들지 독일에서 배우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만 답해 묘한 기류 차를 보였다.
안철수, 10월 재보선 독자 행보 앞두고 지지율 하락…원인은?
이날 안 의원은 독자 세력화의 최종 목적지가 '신당'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정작 안 의원의 지지율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8월 셋째 주 주간집계 '야권 차기 대선 지지도'에 따르면, 안 의원은 20.9%를 기록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1주일 전에 비해 4.0%포인트 지지율이 하락, 2위인 민주당 문재인 의원(15.0%)과의 격차가 5.9%포인트로 좁혀졌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 직후엔 문 의원의 지지율을 2배 이상 앞질렀으나,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수치의 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 문 의원에 이어선 박원순 서울시장(9.8%), 손학규 상임고문(8.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안 의원이 하락세가 도드라졌다. 안철수 신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23.0%를 기록해 2위를 유지했지만, 전주 대비 2%포인트 지지율이 내려가 민주당과의 격차가 8%포인트로 줄어들었다. 1위는 새누리당으로 지난주보다 2.2%포인트 상승한 41.9%의 지지율을 얻었고, 민주당은 15.0%로 지지율에 변화가 없었다.
이를 두고 리얼미터는 "최장집 교수의 언론 인터뷰가 집중 보도되면서 안 의원과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하락했다"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을 맡았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사퇴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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