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한나라당(옛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2006년 4월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 청와대 조찬을 제안했다며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의원은 "순간 당황스러웠다. 당시는 사학법 개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라며 "나는 '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고 울산에서 밤 늦게 차로 올라와 (다음 날) 바로 청와대 관저로 갔다.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갑자기 아침 먹자고 해서 미안하다'며 반갑게 대해주셨다.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김 대표님, 이번엔 이 대표 손을 들어주시죠'(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의원은 "나도 순간 당황했다"며 "(노 대통령이) '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든데 좀 도와 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라고 했고), 순간 김한길 대표 얼굴이 굳었다. 분명 모르고 온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님, 당 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 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정색하고 말했고, 그러자 노 대통령은 "나도 당 분위기 잘 압니다. 지금 당이 내 말 듣겠습니까. 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시 "김한길 대표는 '저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되겠습니다'하고 일어서서 나갔고,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며 이후 노 대통령이 자신에게 청와대 곳곳을 한 시간 넘게 직접 안내해준 일화를 소개했다.
"노무현-김한길에게 두 가지 배워"…'침묵의 박근혜' 작심 비판
이재오 의원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한 뒤 "나는 그날 두 가지를 배웠다. 김한길 여당 대표에게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할 것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구나 하는 것"이라며 "그 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려웠다.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 따라 생각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문제 등으로 얼어붙은 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더 나아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또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소개대로, 2006년 상반기는 한나라당이 '4대 악법'으로 규정했던 사학법 개정 문제를 놓고 여야의 대치 정국이 계속되고 있던 와중이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새해 예산안 처리도 거부한 채 53일 동안 장외 투쟁을 이어갔고, 점점 '식물국회'를 만들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커졌다.
무엇보다 부패·비리 사학재단의 전횡을 막는 것이 사학법 개정안의 취지였던 만큼, 거대 사학재단 및 종교단체의 편에 선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셌다.
꼬일대로 꼬인 정국의 '출구'는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던 김한길 대표가 이재오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해 북한산에서의 '산상 회담'을 열고 여야 간 합의점을 도출하면서 마련됐다.
결국 7년 후인 2013년, 여야의 공수가 완전히 뒤바뀐 셈인데, 이재오 의원은 지난 7일에도 트위터에서 2006년 '산상 회담'을 소개하며 "파트너를 궁지로 모는 것은 비겁하다"고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에둘러 비판한 바 있다.
다음은 13일 이재오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편집자> 지난 이야기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때이다. 2006년 4월29일이다, 전날 울산에서 당 행사에 참석하고 김기현 의원과 구청장.시의원들과 저녁을 먹고있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를 했다/이 대표, 내일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 할 수 있어요 /순간 당황스러웠다. 당시는 사학법 개정 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아서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다/ 나는 일단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전화를 끊고 김기현 의원과 상의했다, 김 의원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울산에서 밤 늦게 차로 올라와서 광화문에서 목욕하고 바로 청와대 관저로 갔다.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다 노무현대통령은, 갑자기 아침 먹자고 해서 미안하다면서 반갑게 대해주셨다,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김한길 원내대표에게/ㅡ김 대표님 이번에는 이 대표 손들어 주시죠/ 나도 순간 당황했다/ 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드는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하시죠/ 순간 김한길 대표 얼굴이 굳었다, 분명 모르고 온 것 같았다 /김 대표는/ㅡ대통령님 당 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 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 정색을 하고 말했다/노 대통령은/나도 당분위기 잘 압니다 지금 당이 내 말 듣겠습니까/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김한길 대표는 저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되겠습니다/ 하고 일어서서 나갔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노 대통령은 둘이서 청와대 구경이나 합시다/ 하고/ 내가 이 대표를 안내하지요/ 하고 일어서서 밖으로 나왔다.노 대통령은 아주 친절하게 관저 방 하나하나를 소개해 주고 이 방은 친구들과 딱 한 번 삼겹살 구워 먹던 방입니다/이 나무는 누가 있을 때 심은 것입니다/는 식으로 관저 내부를 다 구경시키고. 밖으로 나와 청와대 뒷 동산으로 올라가서 서울시내를 바라보면서 청와대를 구석구석 자세히 설명하셨다. 한 시간 넘게 노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헤어지는데/이 대표님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나는 그 날 두가지를 배웠다 .김한길 여당 대표에게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있구나/하는 것이었다. 그 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무현 대통령를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려웠다/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따라 생각이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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