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구속영장 청구

회삿돈 430억 원 배임·횡령 혐의 적용

검찰이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국일보는 노조의 회장 고발에 이은 사측의 보복인사와 편집국 폐쇄, '짝퉁' 한국일보 발행 등으로 노사 간 대립각을 세워왔다. 장 회장이 구속될 경우,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권순범 부장검사)는 30일 노조에 의해 배임 혐의로 고발된 장재구 회장에 대해 한국일보에 약 3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 자금 약 1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 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장 회장이 2006년 한국일보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발행한 어음이 돌아오는 것을 막으려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 회사에 200억 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그를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장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동안 조사했고 수사 과정에서 계열사인 서울경제신문의 자금 1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추정한 200억 원대 손해는 검찰 조사 결과, 3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비대위에 따르면 한국일보는 2006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일환으로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사옥을 새 건물 건축을 맡은 한일건설에 넘기면서, 새 건물이 완공되면 상층부를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청구권을 행사하면 3.3㎡당 1700만 원이었던 부동산을 700만 원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장 회장이 한일건설로부터 개인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에 200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 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장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자회사인 한남레져의 박진열 대표이사도 함께 고발됐다.

비대위는 "장 회장은 한남레져가 저축은행에서 33억 원의 대출을 받도록 한국일보 부동산 등 9건을 담보로 제공했고 26억5000만 원의 지급보증을 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남레져는 법인 등기상 주택 및 관광숙박시설 건축,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 스포츠 시설 대여 등이 목적이지만 사실은 인건비 지출조차 없는 유령회사"라며 "유령 자회사에 담보를 제공한 것은 배임 행위"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도 형사5부에 배당했으나 이번 구속영장 범죄에는 포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