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사태 중재안, 막판에 틀어져

전문가 협의체 구성 합의했으나 공사 재개 두고 이견

경남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한 국회의 중재가 막판에 틀어졌다. 공사 중단 여부를 두고 정부와 주민 간 이견으로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24일 정부와 한국전력, 주민 대표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상·에너지소위원회를 열고 중재안인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다. 하지만 협의체의 활동 시한과 복원을 위한 기초공사 진행여부를 두고 정부와 주민 측 이견으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소위원장인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소위에서 밀양 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안을 여야, 정부, 한전, 주민들과 함께 계속 협의했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 정부와 주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조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쪽에서 오늘 결론을 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있다고 해 시간을 갖고 국회에서 내놓을 중재안을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며 "29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에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사태의 중재안으로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향후 45일간 협의체를 운영한 뒤, 협의체 결정에 정부와 지역 주민은 이견 없이 따르는 것에 거의 합의했다.

중재안 초안에 따르면 전문가협의체는 정부 추천 3인, 밀양 송전탑 대책위원회 추천 3인, 국회 추천 3인(여1,야1,여야합의1) 등 총 9인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여야 합의로 추천한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협의체가 운영되는 기간 중 공사 진행 여부를 놓고 정부와 주민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중재안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민대표 측에서 협의체 활동시한을 30일로 줄이는 대신, 그 기간 동안 공사를 재개하지 않는 방안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정부는 공사를 재개하지 않는 것에는 반대했다. 협의체 활동기간 중 공사를 중단하려면 활동시한을 20일로 줄여야한다는 입장이다.

협의체 활동시한을 45일로 정할 경우, 이 기간 동안 계속 진행되는 기초공사에 대해서도 팽팽히 맞섰다. 정부는 벌목 및 땅파기 등 기초공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대표 측에서는 벌목 등 사실상 모든 공사가 진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산자위는 오는 29일 국회에서 다시 소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정부, 주민들이 다 참여해 합의한 부분이기 때문에 중재안이 충분히 공신력이 있고, 존중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