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구소 출범 계획을 밝혔다.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연구소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을 공식 선언했다. 연구소 이사장엔 진보성향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사진 가운데)를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
안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정책 전문가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열려있는 완전한 개방형 구성"이라며 "국민들과의 소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여러 분야에서 자생적인 시민참여포럼들과 연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일'의 가장 중요한 연구 과제는 국민들의 삶의 문제"라며 "각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사는 분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드리고 그 분들이 가진 현장의 문제의식을 잘 반영해 대한민국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연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이사장에는 최장집 교수를, 연구소장에는 안 의원의 측근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정당 정치' 강조해온 최장집, 삼고초려 끝에 '안철수 사단'으로
안 의원과 장 교수가 연구소의 주요 역할로 '정책 생산'을 꼽은 반면, 최장집 교수는 '정치 리더십 발굴'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는 "대단한 싱크탱크보다는 좋은 뜻과 의지를 가지고 한국정치를 발전시켜보겠다는 자원을 발굴해 좋은 정치리더십으로 형성시키는 것이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이미 인재 영입 계획을 밝히며 독자 세력화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연구소가 안 의원의 이런 '세 결집'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을 시사한 셈이다.
'안철수 신당'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당 민주주의 연구에 매진해온 최 교수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심은 다 아시다시피 정당"이라며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역시 건강하게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안철수 신당'의 창당 가능성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는 그 방향(신당 창당)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최 교수는 창당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민주당과의 관계 등은 앞으로 대면하고 판단할 문제이지 미리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사장직 수락에 대한 배경도 밝혔다. 최 교수는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정당에 연루되거나 직접 참여한 적은 없었고, 실제로 민주당과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없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 "안철수 의원만큼 저에게 집요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정치와 민주주의를 배우고자 하는 열성으로 저를 대했던 사람은 없었고, 그래서 안 의원의 열정에 감동한 것이 이사장직을 맡게 된 가장 중요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귀국 당시 최장집 교수의 책 <노동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을 소개하며 비행기 내에서 책을 읽는 사진까지 찍기도 했던 안 의원은 실제 오랜 기간 최장집 교수 쪽에 합류를 구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다른 어떤 고려없이 최 교수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함께 연구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지만, 정당 민주주의 연구의 대가인 최 교수의 영입이 향후 신당 창당을 비롯한 세력화 과정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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