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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충'은 5.18에 무슨 원한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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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충'은 5.18에 무슨 원한이 있는가

[이태경의 고공비행] 박근혜 정부에서도 5.18은 외롭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넘쳐나는 5.18광주민중항쟁 희생자들에 대한 증오와 저주와 모욕은 너무나 극렬해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도대체 '일베'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은 무슨 사적 원한이 있기에 광주영령들에 대해 그리 무시무시한 패악질을 부리는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소위 '일베충'을 위시한 인격 파탄자들의 전라도와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모욕과 음해와 악의적인 비방과 사실왜곡이 도저히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 같다는 사실이다. 집단적 수준의 정신적 수음(手淫)이나 사리분별 못하는 자들의 자학적 놀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들이 미치는 사회적 해악이 너무 크다.

민주주의의 진전과 기본권의 신장,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사자(死者)들을 부관참시하고 호남인들을 인격 살해하는 패륜을 자랑스럽게 저지르고 있다. 극우 이데올로그들을 필두로 한 일베충들의 광주민중항쟁이나 호남인들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이나 사실왜곡, 모욕 등은 더 이상 표현의 자유에 포섭되어서는 곤란할 듯싶다. 사화통합을 저해하고 증오와 저주와 분열의 언어들을 사회에 전파하는 극우 이데올로그들과 일베충들에 대한 준엄한 사법처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의 방관이 악을 꽃피우고, 응징되지 않는 악은 한없이 자라나는 법이다.

한편 극우 이데올로그들과 일베충들의 광주민중항쟁과 호남인에 대한 사실왜곡과 폄훼와 조롱의 배경에는 여전히 광주민중항쟁이 모든 시민들에게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과 호남에 대한 사회적, 심리적, 상징적 차별과 배제가 온존하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형식적으로 보면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은 명예회복을 이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망월동 묘역은 국립묘지가 되었으며, 항쟁 관련자들에 대한 보상 및 국가유권자 지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식적, 제도적 차원에서 광주민중항쟁이 복권됐다고 해서 심정적, 의식적, 상징적 층위에서도 광주민중항쟁이 오롯이 복권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광주민중항쟁을 남파간첩들의 사주와 암약에 의해 일어난 폭동으로 선전하고 왜곡하는 이데올로그들이 즐비하고,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무리들이 도처에서 준동하며, 광주민중항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 무지한 시민들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광주민중항쟁이 한국사회 거의 전 시민들에게 심정적, 상징적 차원에서 보편성을 획득할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높지 않다. 광주민중항쟁을 노골적으로 외면하고 홀대했던 이명박 정권만큼은 아니겠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도 광주민중항쟁이 올바른 대접과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 보이고 당황스러울 만큼 빠르게 탈 역사화하는 젊은이들이 광주민중항쟁이라고 별다른 관심을 가질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광주는 80년 5월만큼은 아니겠지만, 당분간은 계속 외로울 가능성이 높다. 진정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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