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경제민주화법' 정무위에서 '태클'…6월 국회로?

가맹사업법 개정안 두고 여야 간 공방전, 결국 전체회의 산회

쉽게 통과될 줄 알았던 '경제민주화법'들이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맹사업법 개정내용을 두고 여야가 맞서면서 회의자체가 무산됐다.

국회 정무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편의점 등 프렌차이즈 가맹점주에게 24시간 영업을 강요할 수 없게 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금융정보분석원(FIU)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논의했으나 '가맹사업법 개정안 대안'을 두고 여야 간 공방전을 벌이며 아무런 법도 통과되지 못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합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대안을 그대로 통과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개정안에 허위, 과장광고 적발 시 징벌적 손해배상을 3배 물리는 방안을 포함해 표결 처리하자고 맞섰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민주통합당 김영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처음 법안을 제출했을 때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벌칙조항, 제재할 수 있는 3배수 미만의 법을 올렸는데 그게 갑자기 없어져 버렸다"면서 "그 수정안을 오늘 제출하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상임위에서 수정안 제출은 이례적"이라면서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상임위에서 수정안을 내면 소위가 왜 필요하냐"고 반대했다.

여야 간사가 이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정무위가 정회를 거듭했고,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해 정무위 전체회의는 무산됐다. 결국, 이날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될 예정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FIU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 폐지를 담은 법안을 상정도 하지 못했다. 이에 경제민주화 주요 법안이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4월 임시국회 회기가 오는 7일까지로 연기된 만큼, 물리적으로 정무위가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법제사법위·본회의를 거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전체회의까지 수정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만족할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가맹사업법은 물론, FIU법과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 처리도 6월 국회로 함께 미뤄질 수 있다.

이날 통과되지 못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은 기존에는 공정위가 공정거래 사건의 검찰 고발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했으나, 개정안은 감사원장,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심야 영업시간대 매출이 현저하게 저조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가맹본부가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에 부당하게 심야영업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안에는 가맹점 사업자의 가맹점 사업자단체 설립을 허용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리뉴얼 비용을 가맹본부도 최대 40%까지 함께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FIU법은 국세청이 기존의 조세범위 조사목적뿐 아니라 탈세·탈루 혐의 조사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