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의원(무소속)이 야권발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신당 창당 등 안 의원의 독자 세력화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소속인 안 의원 입장에서도 자신의 정치 행보를 뒷받침할 내외곽 조직 구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단 국회에 갓 입성한 안 의원의 조직적인 밑거름은 원내의 보좌진 그룹과 지역구인 노원병에 설립키로한 정책카페, 그리고 외곽 싱크탱크 조직인 정책연구소 등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원내에서 보폭을 넓히기 위한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먼저 안 의원은 28일 자신의 의정 활동을 뒷받침할 국회 보좌진 그룹 구성을 일부 완료했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우선 4급 보좌관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안 의원을 돕던 이수봉 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합류키로 했다.
대선에 이어 보궐선거에서도 안 의원 캠프에 몸 담았던 윤태곤 전 공보팀장, 대선캠프에서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을 담당했던 신현호 전 정책팀장도 5급 비서관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각 정무적인 보좌와 정책 보좌를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외에도 안 의원의 연설문을 담당해왔던 주준형 전 대선캠프 메시지 담당이 6급 비서관으로 합류한다. 주 비서관은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의 연구원 출신으로, 민주노총과 새누리당 의원 연구원 출신이 함께 의원실에 배속되는 등 진보와 보수를 두루 아우르는 모양새다.
아직 공석인 자리는 4급 정무 보좌관으로, 이제까지 안 의원을 정무적으로 보좌했던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은 의원실이 아닌 외곽에서 안 의원을 도울 예정이다.
의정 활동의 또 다른 축인 지역구에선 이미 보궐선거부터 공약해온 정책카페가 추진될 예정이다. 지역구 사무실 역할을 하게 될 정책카페는 지난 보궐선거에 참여했던 노원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안 의원은 25일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조만간 안철수 정책카페가 문을 열 것"이라며 "정책카페를 통해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 가서 입법 활동과 예산 확보를 통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내세운 '새 정치'를 구체화 할 정책연구소 설립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대선 때부터 안 의원을 도왔던 교수 및 학자 그룹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정책을 생산할 '싱크탱크'를 설립한다는 계획인데,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를 도울 외곽 그룹이 될 개연성이 높다.
다른 정치인의 전례에 비춰볼 때도 연구소가 출범한다면 신당 창당 등 세력화를 위한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국가미래연구원,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아태재단이 있었던 것처럼 정책 비전 생산과 더불어 독자 세력화의 정치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식 새 정치'는 일단 의정 활동으로 대표되는 '정책'과 독자 세력화를 위한 '조직'이란 큰 틀에서 전개되는 분위기다. 신당 창당 가능성도 여전히 점쳐진다. 지난 대선캠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광주MBC <토론플러스>에 출연해 "지난 대선을 겪으며 안 의원과 저희 모든 사람이 조직과 세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그 과정에서 신당 창당이 하나의 옵션(선택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라면 정당을 떠나 생각할 수 없으므로 (신당 창당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금 변호사는 다만 "저희로선 신당 창당을 한다, 안 한다 하기엔 너무나 가진 것이 부족하고 준비를 더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발자국 씩 나가면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창당을 확실하게 못 박진 않았지만, 그간 안 의원 측이 신당 창당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에 비춰보면 한 발 더 나아간 입장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 18일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자신의 정치 구상을 밝히기로 한 안 의원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안 의원이 5.18 당일 광주를 방문하기로 한 것을 두고서도 '민주당의 심장부'에서 첫 걸음을 뗀다는 차원에서 의미심장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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