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관심은 김무성의 당선 여부에 있지 않았다. 부산 영도 선거구는 그의 화려한 복귀작에 불과했다. 원내 진입 이후 그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이다. 그가 국회에 복귀할 경우 여당 권력지형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근혜 대선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당선인은 무게감 있는 중진이다. '친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 자기 정치를 하는 김무성 당선인이 향후 가져올 파장이 관심이다.
▲ 김무성 당성인. ⓒ연합뉴스 |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는?
청와대 민정·사정비서관을 지냈고, 내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15대 총선에서 처음 배지를 달았지만 당내 중진들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다른 초선들과는 '급'이 달랐다. 16년의 의정활동 기간 동안 사무총장·원내대표·최고위원·국회 상임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그런 김무성 당선인은 '친박'으로 분류된다.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 사무총장으로 지근거리를 지켰고, 5년 전 대선 경선 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다. 18대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친박연대' 돌풍을 일으키며 부산에서 4선에 성공했지만 이후 박 대통령과 각종 현안에서 이견을 보이다가 2010년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을 놓고 정반대 입장을 갖게 되면서 결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치른 지난 4·11 총선을 거치면서 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김 당선인은 당시 자신의 낙천이 확실한데도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당을 지킴으로써 비박계 낙천자들의 대거 탈당 사태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대선에서는 박근혜 캠프 좌장인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젠 그를 '박근혜 호위무사'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를 보는 친박계 인사들의 시선은 그래서 곱지 않다. 그를 두고 "박근혜 당시 대표를 만나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좌장'이라 부른다"는 말도 나온다. 반대로 말하면 그 정도 중량감을 지닌 인사는 친박계 중엔 없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정치를 하는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옆에 두지 않는다. 이는 지난 두 달 간 인사에서 잘 드러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친박'이 아니다"라며 "대선 때 본부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친박으로 돌아왔다는 평을 받지만 박 대통령 주위에서 '김 전 의원만큼 선거를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의견이 쏟아지자 박 대통령이 마지못해 선택한 카드였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
원내에 진입한 이상, 박근혜 대통령과, 그리고 친박이 주류를 이루는 당내에서도 자신의 길을 갈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유력한 행보는 내년 5월로 예고된 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는 일이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1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무성 후보자가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 예정된 수순
"중앙정치권 인사는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1일부터 영도다리를 건너오지 마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나홀로 선거'를 천명했으나 김 후보자의 선거사무소는 개소식도 하기 전에 문정성시를 이뤘다.
그가 당선되면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미리 눈도장을 찍어 놓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카리스마'형 정치인인 김 후보자가 당권을 잡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세종시를 두고 충돌한 전력도 있다. 자기 정치를 하는 김 후보자의 카리스마와 2인자를 두지 않으려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 당선인은 이제 막 정치 복귀를 한 형편이라 이 같은 전망이 섣부르다는 지적이 있다. 일단은 로우키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으로 "'영도를 발전시켜 달라, 박근혜 정부를 잘 도와서 박근혜 정권이 안정되게 출범하게 해 달라'는 (영도 주민의) 말씀을 명심해 국회에 가는대로 제 역할을 찾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와 김 당선인의 개인 정치 전망이 만나 상승작용을 할 경우 구심점이 사라진 여권의 정치 지형에 김 당선인이 나설 공간이 열릴 수도 있다. 대체로 오는 10월 재보선 이후부터 김 당선인의 본격적인 활동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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