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장외 인사'였던 안철수 후보의 국회 입성 후 행보에 야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가뜩이나 계파 싸움으로 시끄러운 민주통합당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벌써부터 몇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는데, 신당 창당과 민주당 입당 여부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후자 쪽을 바라는 눈치지만, 안 후보가 민주당 입당엔 여러 차례 선을 그음에 따라 입당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가능성은 신당 창당 쪽으로 쏠리는데, 안 후보가 4월 국회 입성 뒤 당장 신당 창당에 나서기보다는 야권의 내부 역학 구도를 주목하면서 독자 세력화를 위한 물밑 움직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5·4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새 지도부 선출 뒤에도 민주당의 구심점이 생기지 않고 사분오열할 경우 안 후보의 신당 창당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안철수 신당' 앞에 존재감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신당 창당이 현실화된다면 10여 곳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예상되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안철수발(發) 야권 개편'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민주당은 안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하면) 제2의 문국현이 될 수 있다"고 깎아내렸고, 유력 당권주자인 김한길 의원도 "무조건적인 창당은 새누리당만 반길 일"이라며 견제했다.
▲ 4.24 재보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재보선 이후'에 쏠린 모습이다. 안철수, 김무성 후보라는 두 '거물의 귀환' 이후 여야 정계 개편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이었던 김무성 후보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당선되면 5선 중진인데다 한 때 친박계 좌장으로 꼽혔던 그의 복귀가 여권의 역학구도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국회 입성 뒤 김 후보는 가시적인 행보를 보이기보다는 일단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누리당 역시 재보선 직후인 5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어,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을 모두 아우르는 그가 일종의 지분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다가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져 한 때 '탈박(脫朴)'인사로 분류됐던 김 후보는 지난 대선을 진두지휘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어, 당내에선 차기 당 대표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재 당을 장악한 인사들이 대부분 박 대통령의 '가신' 노릇을 해온 친박계라 개개인의 존재감이 떨어지는데다, 비박계 역시 뚜렷한 세력화 조짐을 보이지 않아 친박-비박 모두와 가까운 김 후보의 복귀로 당의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10월 재보선 뒤 지도부 개편 시점이 앞당겨진다면 그의 '중앙무대 복귀'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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