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가 논란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 3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선언하면서 강성노조를 지목했다. 매년 60억 원의 적자에 허덕이는 진주의료원의 배후에는 강성노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홍 도지사는 9일 국회 기자실에 '진주의료원 노동조합 실상'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진주의료원 노조가 얼마나 '강성'인지를 설명했다. 높은 임금, 파업 등을 이유로 강성노조라고 주장했지만 노조 측이 설명하는 내용과는 정반대다.
총 16페이지로 된 '진주의료원 노동조합 실상'에는 1999년 당시 27일간 파업할 당시 내용이 명시돼 있다. 파업 배경, 도의회 속기록 내용, 노조가 단식농성 등을 진행한 내용 등이 들어있다. 하지만 강성노조를 부각시키기 위해 14년이나 전에 파업한 내용을 보도자료에 집어넣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2008년부터 도·의회가 각각 36차례와 11차례에 걸쳐 구조조정 등 경영개선 요구를 했는데 노조가 모두 거부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는 이미 그간 기자회견 등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앞서 노조 측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두고 "진주의료원 경영개선을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는 번번이 묵살되었고, 노동조합이 제시하는 경영진단 방안은 거부되었다"며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마치 노동조합이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경영개선을 거부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실한 타당성 조사, 무능한 공무원 파견, 무능한 의료원장 선임, 우수한 의사수급 실패, 의사들의 집단 사직 등 진주의료원 관리운영의 실패 책임을 들씌우기 위해 노동조합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악의적인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경남도에서 이야기한 높은 인건비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집단이기주의의 사례로 직원 증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경영개선 자금지원 요구 사례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남도에서 관리하는 마산의료원과 진주의료원의 단체협약서를 비교해 별첨 자료로 첨부했다. 강성노조 때문에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근거로 사용하기 위해 첨부한 것이다. 똑같이 적자를 내는 마산의료원은 그대로 두고 진주의료원을 폐업 처리하는 것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것 역시 노조 측 주장과 다르다. 병상수 대비 인원을 계산하지 않고, 단지 환자수 대비 직원수가 많다는 점만 부각시켰다는 것. 병상수 대비 인원을 살펴보면, 2012년 마산의료원의 경우 1.1명인데 비해 진주의료원은 0.75명밖에 되지 않는다. 병상수를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수익에 비해 직원수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적인 속임수인 것이다.
2012년 결산서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진주의료원의 1인당 평균인건비가 마산의료원의 1인당 평균인건비보다 853만9295원 적게 지출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진주의료원 적자 원인은 수요예측 실패,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부재, 유능한 원장 선임 실패, 안정적인 의료진 수급 실패, 서부경남지역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의 발전전략 부재 등에 있다"며 "진주의료원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 파행운영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한 채 '노조원들의 이익 챙기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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