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비리 의혹 보도한 기자 고소

민주당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 기자 고소는 처음있는 일"

30여 가지 의혹이 제기돼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를 형사 고소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서부지검과 김병관 후보자 청문준비팀에 따르면, 김병관 후보자는 자신의 2사단장 시절 공사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 하어영 기자를 상대로 지난달 2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 사건을 지난 6일 형사5부(부장검사 임관혁)에 배당해 자료검토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이달 중순 김 후보자를 직접 불러 고소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달 20일자 <한겨레> 1면 '김병관 2사단장 시절 공사 '리베이트' 물의'와 22일자 1~2면에 실린 '군 'K2 파워팩' 중개상 끼워 구매, 김병관 소속업체도 43억 원 챙겨', '김병관 후보 성공보수 논란' 등이다.

<한겨레>는 김 후보자가 2사단장으로 복무하던 99년 부대 공사와 관련한 리베이트 문제로 군사령부의 감찰을 받았으며, 감찰 결과 김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에 나왔던 후보자가 자신의 보도를 가지고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전에 기자를 고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적반하장을 넘어 대단히 후안무치한 모습이다"고 비난했다.

허영일 부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해명은 하지 않고 고소로 대응한 것은 과도하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며 "당시 2사단에 근무했던 장교와 예비역 장성의 인터뷰에 근거했고, 김 후보자의 해명이 기사에 실렸음에도 '악의적 의혹' 운운으로 침소봉대한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