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개인적인 사심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 사퇴설을 일축했다.
그는 "제 40년 군 경험을 최대한 살려 물샐 틈없는 안보 태세를 갖춰 우리 국방에 조금도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안보를 걱정하지 않도록 해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방개혁을 철저히 해 명실상부한 선진형 군대로 만들겠다"며 "오로지 국민과 국방만을 생각하면서 저의 충정과 혼을 조국에 바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가의 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서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며 "저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편으로는 답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런 의혹들이 제기된 것 자체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웠다. 앞으로 그런 의혹들이 생기지 않도록 저 자신을 철저히 관리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 김병관 후보자. ⓒ연합뉴스 |
민주당 "무기중개상 출신 고문에게 60만 군인을 맡길 수 없다"
이날 김 후보자의 기자회견은 회견시작 5분 전 국방부 기자실에 통보됐다. 당초 김 후보자가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알려질 때만 해도 자진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사퇴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한 이유는 민주통합당의 임명강행 반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는 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미뤄둔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위협 등 안보위기를 감안해 김 후보자를 국방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한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지만 도덕성과 자질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강한 반대와 부정적 여론 등을 감안해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의 부정적인 의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연일 김 후보자 임명 불가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천안함 폭침에도 골프장 가는 무기중개상 고문 출신에게 60만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맡길 수 없다"며 "국방장관은 장사꾼이 아니라 민심과 군심을 결집할 진짜 군인이어야 한다"며 임명철회를 요구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 안보기구의 핵심인 국방장관이 하루빨리 임명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부적격 인사를 국방장관에 임명할 수는 없다"고 임명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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