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 쟁점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인 4대 중증질환 치료비와 기초노령연금이었다. 새누리당 정책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는 문구와 함께 '현재 75% 수준인 보장률(비급여부문 포함)을 2016년 100%로 확대'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기초노령연금도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해 지급'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TV 토론, 거리유세 등에서도 이를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1월 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최종안에서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지원 항목에서 비급여 항목(선택진료비, 상급병실비, 간병비)이 제외됐다. 기초연금도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에 따라 4만∼20만 원으로 차등 지급기로 했다.
▲ 6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을 하고 있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
진영 "캠페인으로 짧막하게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기초연금 대선 공약은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14~20만 원, 상위 30%는 4~10만 원을 선별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변경됐다"며 "이는 기초연금의 성격이 바뀐 것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인수위가 마련한 4대 중증 질환 보장 정책도 대선 공약과는 달리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가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중증 질환자의 경우, 비급여 항목이 치료비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진영 후보자는 이러한 주장에 "캠페인(선거운동)과 정책은 약간 차이가 있다"며 "선거운동은 (공약을) 단명하게 나간 뒤, 이후 자세한 설명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 바꾸기 논란 공약은) 캠페인으로 짤막하게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우리가 생각한 내용은 그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평소라면 보도자료를 내고 몇 장에 걸쳐 설명하는데 선거 때는 짧은 문장으로 하다 보니 국민들이 그렇게 오해를 하는 듯하다"며 공약이 후퇴된 게 아니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선거공약에서는) 자세하게 설명을 못 했는데 이후 보도자료 등을 내고 설명할 부분은 모두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선 전에는 국가가 전액 지원하는 공약을 냈다가 인수위에 와서는 안 지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기본취지는 지금과 같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깨끗하게 못 지키겠다고 사과를 하지…"
진 후보자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공약집에 100% 국가보장 등을 명시해놨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느냐"며 "하지만 후보자는 '국민이 잘 모르고 있다', '오해하고 있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TV토론회 때 박근혜 대통령도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과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국가보장을 말했다"며 "전국 곳곳에도 '기초연금 2배 인상' 등의 현수막을 붙였는데 지금 와서 국민이 오해했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도 "공약은 대국민의 약속"이라며 "공약을 통해 표를 얻고 당선이 됐는데, 이를 지키기 어렵게 됐다면 국민 동의를 얻고 사과를 해야 한다"며 "캠페인이라고 말하면서 실제 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하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도 "공약과 관련해서 '언제, 어떻게'냐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금액, 대상 범위'가 달라질 순 없다"며 "하지만 인수위는 소득과 국민연금 가입여부에 따라 차별해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약은 광고와 비슷해서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가 그걸로 선택을 한다"며 "하지만 물건을 산 뒤, 다른 상품을 내놓으려면 충분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은 "선거라는 건 공약을 내세워서 지지를 얻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거짓말로 현혹해서 당선됐다고 주장해도 반박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최동익 의원은 "깨끗하게 못 지키겠다고 사과하면 끝날 일인데 전 국민을 상대로 텔레비전에서 한 이야기도 그렇지 않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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