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지도부에서도 터져나왔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원안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국회 무시' 행태에 대한 비판이다.
새누리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27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그동안 여당이 청와대에 끌려만 다녔는데 이는 행정이 정치를 주도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한다는 말한 것에는 여당만이 아니라 야당도 존중한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인수위는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여당의 의견조차 묻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을 설득하는 것처럼 대통령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것을 못하다 보니 야당에서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 초기에 이런 일이 나타나 심히 유감"이라며 "새누리당이 역동성 없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순간 국민에게 버림을 받게 되는 것은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되는 방송분야의 미래창조과학부 이전을 두고도 "방송의 정치적 부분이 우려된다면 야당에서 대안을 찾으면 된다"며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조직이 5년마다 바뀌는 건 문제가 있다"며 "한 번 바뀌면 수십 년은 유지되는 걸 이번에 여야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원안 고수 지팀 탓에 한 발도 못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이 지금처럼 몽니만 부리고 앉아 있으면 야당이 도와주려야 도울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우리는 매일 양보하고 매일 인내하고 매일 기다리고 있다"며 "야당인 우리는 이렇게 속이 타는데 여당은 속도 편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스스로 새 정부 출범의 손발을 묶고 있다. 협상 판을 깨고 정쟁 판을 만들려는 심정인 것 같다"라며 "야당과 싸움을 유도해 국회를 무용화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정쟁할 때가 아니라 결단할 때"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