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북한 무모한 도발엔 단호한 응징"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김관진 국방장관, 정승조 합동참모의장 등으로부터 비공개로 안보 태세를 보고 받았다. 이후 박 당선인은 안보 현장에 있는 세 명의 작전 사령관과 화상 전화통화를 통해 튼튼한 국방 태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 정승조 합동참모의장 등의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자격 논란이 거센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뉴시스 |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 실험으로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참을 방문해 마음이 든든하다"며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하는데엔 단호한 응징을 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 정부가 추구하는 모든 일의 가장 기본은 튼튼한 안보"라며 "대한민국 군에서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보람있는 일이 될 수 있도로 새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 당선인은 한미연합사를 찾아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미국은 6.25 전쟁 당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혈맹"이라며 "새 정부는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무 보고를 받은 뒤엔 방명록에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라고 적었고, 연이은 기념촬영에선 한미연합사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외치기도 했다. 한미연합사는 박 당선인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창설됐다.
'낙마 1순위' 김병관 후보자 동행…'金 감싸기' 의도?
박 당선인의 취임 전 안보 행보에 박선규 대변인은 "많은 분들이 25일 10시에 취임식이 열려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데, 걱정하지 말도록 확인시켜 드리기 위한 행보"라며 "군 통수권자로서 안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인 행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일정에 '정치적 의미'도 내포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의혹으로 인사청문회 '낙마 1순위'로 거론되는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이날 일정에 동행해, 박 당선인이 '김병관 지키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까지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무기 수입중개업체 연루 의혹, 편법 증여 및 위장전입 의혹 등 10여 건에 달한다. 때문에 민주통합당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거센 공세를 퍼붓고 있고, 새누리당과 군 일각에서도 '용퇴'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안보 태세를 보고 받는 자리에 김 후보자와 동행, 그에 대한 신임을 에둘러 강조하면서 국방장관 지명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해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청문회 성사 자체가 불투명한 김 후보자를 합참 방문에 대동한 것은 몹시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는 김 후보자에 대한 단순한 힘 실어주기를 넘어서 그를 둘러싼 의혹과 문제 제기를 무시하겠다는 독선과 아집의 태도"라고 성토했다.
朴, 경총 이어 한노총 방문…'민노총 배제 행보' 계속?
이밖에도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노총을 방문해 "일자리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하고 특히 한국노총 어려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경총과 한국노총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20일 '대화 상대'로 경총과 한국노총만 언급, 사실상 국내 최대의 노조연맹체인 민주노총을 배제한 데 이어 이날도 한국노총만 방문해 민주노총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노총은 "취임도 하기 전에 대놓고 민주노총을 배제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선규 대변인은 "박 당선인은 노동계의 협조 없이는 고용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며 "오늘은 그 노력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노총 방문이 당선인 신분으로는 마지막 외부 행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박 당선인의 민주노총 방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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