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동흡 사퇴 강요는 강제적 폭거"

야당 '자진사퇴' 요구에 "국회 표결 처리하자"

새누리당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해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방안이 풀리지 않자 국회 표결로 실마리를 찾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선진화법 정신은 여야 의결로 안건을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토론이 종결됐다면 본회의에서 의원 각자가 헌법에서 부여받은 표결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동흡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론하며 "인사청문회가 최후의 결정을 하지 않고 장시간 방치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소극적 폭력"이라며 "더구나 후보자나 지명자가 스스로 결단하면 모르되 비정상적인 거부로 지명 철회, 후보자의 사퇴가 강요된다면 의회주의에 반하는 강제적 폭거"라고 말했다.

그는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가 끝난 지 2주일이 됐지만 최후 결론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어 후보자는 곤혹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지명자도 막연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특위가 본연의 의무를 방기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자진사퇴 강요는 국회의원 책임 소홀히 하는 것"

박근혜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이자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도 이동흡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주장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는 국회 정식 절차에 따라 끝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며 "그래야 국회도 신뢰를 받고 제도도 신뢰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회에서 인사청문회절차를 마무리하지 않고 (후보자의) 자진사퇴 결단을 내린 것은 정상적 절차라고 할 수 없다"며 "국회마저도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강요하는 건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 인사청문회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인사'설'문회가 돼 가는 경향이 있다"며 "평생 국가를 위해 일한 분들의 개인 명예가 훼손되고 가족들이 곤욕을 당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많은 유능한 사람들이 가족의 반대로 공직에 나가는 걸 거절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박근혜 당선인이 결단해야"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동흡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설훈 비대위원은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는 더 이상 헌재 후보자일 수 없는 게 판명났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결단해서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형식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처리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설훈 비대위원은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식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빨리 정리해서 헌재소장 공백사태를 정리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이었던 박홍근 비대위원은 "과거 박 당선인은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 당시 '헌재가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현재는 더 하다"며 "그 때가 1층 높이에서 추락해 경상을 입었다면 지금은 10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 직전"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은 "지구를 14바퀴 도는 나로호는 궤도를 수정하면 안 되지만 박 당선인의 궤도 수정은 박수 받을 만한 일"이라며 "밀봉인사 대신 시스템인사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