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4일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국무총리 후보 지명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첫 내각 인선 코드는 '법치주의'
헌법재판소장 출신인 김용준 지명자의 인선 배경엔 박 당선인이 수 차례 강조해온 '법치주의'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껏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사들도 '청빈(淸貧)형 법조인'이 대다수였다.
박 당선인 역시 이날 총리 지명 배경에 대해 "김용준 지명자는 헌재소장을 역임하면서 평생 법관으로서 국가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확고한 소신과 원칙에 앞장서온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는 김 지명자가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내린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인인 김 지명자가 '사회적 약자 배려'에 적합한 인사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방점은 '법 질서 확립'에 찍힌 것으로 보인다.
김 지명자 역시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우리나라가 여러가지 면에서 질서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 지명 첫 일성이 '법 질서 바로세우기'인 셈이다.
실제 김 지명자는 지난 대선 기간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누누이 '법치주의'를 최대 국정 과제로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박 당선인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며 "박근혜 후보가 법치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게 하겠다고 약속해 (선대위에) 참여했다"고 밝혔고, 박 당선인 역시 당시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 법치와 원칙, 헌법의 가치를 잘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인수위원장에 임명될 때도 "박 당선인이 국정 운영을 하는데 법치주의, 법에 의한 지배에 중점을 두려고 (나를 임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무난한 인사' 평 나오지만…'책임총리' 존재감 약해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김 지명자가 무난한 스타일로 야권의 저항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 정부 초대 총리로서 '존재감'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평도 많다. 특히 박 당선인이 수차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책임총리제'를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인사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뒤 첫 총리는 국정 2인자로서 비대해진 정부 부처를 통솔하는 등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이 점에서 김 지명자는 '책임총리'보다는 '관리형 총리' 스타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김용준 지명자는 훌륭한 법조인이자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적 활동을 해온 사회통합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동안 김 지명자가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여주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 지명자는 대선 캠프의 최고 수장인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긴 했지만, 선거를 통솔·지휘하기보다는 상징적 역할 이외에 특별한 존재감이 없었다는 평이 많았다. 평생 법조인으로만 살아와 풍부한 행정 겸험과 부처 장악 능력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찍힌다.
| 박근혜 정부 첫 총리 후보, 김용준은 누구? 김용준 지명자가 차기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임명된다면 인수위원장에서 내각으로 직행하는 첫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출신의 김 지명자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고, 서울대 법대 재학 중 고등고시(현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 1960년 최연소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서울가정법원과 광주고법, 서울고법 등에서 부장판사 생활을 하다가 서울가정법원장을 거쳐 1988년 지체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6년간 헌법재판소장으로 근무했다. 몇 차례의 '소신 판결'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63년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가 구속된 송요찬 전 육참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했다. 헌재소장을 지낼 때는 과외금지, 군 제대자 가산점, 동성동본 혼인금지, 영화 사전검열 사건 등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퇴임 이후엔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장, 대검찰청 공안자문위원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을 지냈고, 박세일 전 의원이 이끄는 한반도선진화재단 고문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넥서스에 고문으로 적을 두고 있다. 40여 년간 법조계에만 몸 담아온 김 지명자는 그 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으나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대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직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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