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조직 개편안 발표로 마침내 '박근혜 행정부'의 뼈대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향후 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합의가 관건인데,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빠르면 이달 말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 통과하면 조각(組閣) 수순
15일 발표된 새 정부 조직 개편안은 지난 12일 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의 유민봉·옥동석·강석훈 위원 3인이 주축이 돼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작성된 초안은 이미 지난 12일 박근혜 당선인에게 보고됐고, 박 당선인의 최종 검토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확정된 개편안은 이후 야당과의 공식 협의에 들어가게 된다. 인수위와 새누리당은 조직개편안의 내용을 놓고 고위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야당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야당과의 협의가 끝나면 인수위의 개편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돼 국회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 새누리당은 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사위를 거쳐 이달 내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여야는 지난 14일 본회의 24일 개최를 합의한 상태다.
24일 본회의, 큰 무리없이 통과될 듯
민주통합당이 인수위의 '일방적인 발표'에 일침을 놓긴 했지만, 국회 통과 과정에서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해양수산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의 신설 및 분리와 특임장관실 폐지는 민주당도 주장해온 내용인데다, "평가 자체가 어렵다"는 민주당의 비판이 있긴 하지만 역대 정권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반대의 수위도 낮은 편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의 경우 정부조직 개편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취임식을 나흘 앞둔 2008년 2월22일에야 본회의 처리가 이뤄졌다. '작은 정부'를 지향한 이 대통령의 인수위가 정부 부처를 대폭 줄인 개편안을 제시, 통일부 및 여성가족부 폐지를 놓고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린 탓이다. 결국 여야는 '6인 협상'까지 가동한 뒤에야 타협안을 마련했다.
새누리당이 154석으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개정안 통과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즉각 국무회의를 소집해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본회의에서 확정되면, 박근혜 당선인은 이 개편안에 따라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지명할 예정이다. 총리 내정자는 빠르면 20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야당과 조율없이 개편안 '일방 통보'
한편, 이날 인수위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야당에 아무런 사전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역대 정부 인수위는 개편안을 확정 짓기 전 야당과 물밑 조율을 거쳤지만, 이번엔 아무런 협의없이 '통보 식 발표'를 한 셈이다. 이는 대선 기간 박근혜 당선인이 야당을 '국정 협력의 파트너'라고 수 차례 공언해온 것과도 배치되는 태도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