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형 인수위'…朴 핵심 측근들은 줄줄이 빠져
지난 4일 발표된 박 당선인의 인수위 인선 코드는 철저한 '전문가주의'였다. 22명의 분과위원 중 현직 교수는 13명으로, 교수 출신 의원 3명까지 포함하면 교수 출신이 무려 16명에 이른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교수 출신이 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박 당선인의 외곽 전문가 그룹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역시 7명으로, 전체 인수위원의 3분에1에 이른다.
▲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출범했다. 이번 인수위가 철저히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인수위보다는 오히려 '친박계 실세'들이 포진한 비서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인수위에 안종범·강석훈 의원을 제외하곤 박 당선인의 최측근 정치인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인수위원에 임명된 현역 의원들의 면면을 따져봐도, 안종범·강석훈·김현숙 의원은 정무형이라기보다는 전문가형에 가까운 초선 의원으로 '친박계 핵심'이라고 보긴 힘들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인 최외출 기획조정특보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경제 분과에 배속될 것이란 관측과 달리, 경제 1·2분과 모두 류성걸·이헌재 의원 등 정통 관료 출신의 초선 의원들로 채워졌다.
일단 '인수위 슬림화', '전문성 중심' 원칙을 천명한 만큼 정권 인수인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 볼 수 있지만, 친박계 실세가 포함될 경우 '인(人)의 장막', '측근 정치' 논란에 휘말릴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복심' 이정현, 朴 최측근 '3인방'…줄줄이 비서실行
대신 그간 '친박계 실세'라 불렸던 인사들은 대거 비서실에 합류했다. 박 당선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최고위원이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았고, 정치권 입문부터 박 당선인을 보좌해온 이재만 전 보좌관과 정호성 전 비서관도 비서실에 배치됐다. 이들은 일찍부터 인수위 행정실에 합류한 안봉근 전 비서관과 함께 '실세 3인방'으로 불려왔다. 웬만한 3선 의원보다 힘이 세다는 풍문도 정치권 내에서 나돌았다.
비상대책위원회 부실장을 지낸 조인근 전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 역시 비서실에 합류해, 박 당선인의 강력한 '친정 체제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앞서 "인수위원들은 법에 정해진 임무가 끝나면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이들이 차기 정부로 옮겨가지 않을 것을 전제한 만큼, '50일 임기'의 인수위원들보다는 비서실에 합류한 친박계 인사들이 정권 출범 후에도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와 장관을 비롯한 차기 정부 조각 역시 비서실이 주축이 돼 박 당선인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인사 보안에 민감한 박 당선인의 스타일상 신뢰가 깊은 측근들에게 인선과 관련한 검증을 맡기지 않겠느냐느 관측도 나온다. 진영 부위원장 역시 "조각은 당선인이 할 일"이라며 인수위의 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인수위에 친박 실세가 포진된다면 당연히 뒷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3인방'의 청와대행이 유력한 상황에서, 사실 실세 그룹은 인수위보다는 비서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인수위 인선부터 출범까지 박 당선인 특유의 보안주의가 결합해 '밀봉 인사'란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조각 역시 이들 핵심 측근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문고리 권력'이란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출범 첫날부터 인수위의 '입 단속'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김용준 위원장은 6일 열린 인수위 첫 회의에서 '보안'을 어길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관계법령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인수위 대외 공보 창구 역시 대변인으로 일원화됐지만,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열린 인수위원 워크숍에 대한 브리핑조차 "기사가 될 만한 내용이 없다"며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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