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거부하면서 대선을 21일 앞두고도 TV토론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박 후보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의 3자 토론 역시 "야권 단일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3자 토론은 의미가 없다"며 거부한 바 있다.
28일 현재까지 예정된 TV토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세 차례의 토론이 전부다. 12월 4,10,16일 세 차례 열리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3자 토론이다.
이번 대선이 사실상 박근혜-문재인 양강 구도로 짜였지만, 두 사람이 대결하는 토론회는 예정돼 있지 않다.
앞서 SBS와 한국방송(KBS) 등은 두 후보 캠프에 양자 토론을 제안했지만 박 후보 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빡빡한 유세 일정 때문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 때문에 또 다시 '토론 기피' 논란이 일자, 새누리당은 "기피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마주앉아 토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시다시피 선거운동이 시작된 상황이고, 18일까지 모든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다"고 말했다. 대선 하루 전까지 유세 일정이 있어 토론에 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박 대변인은 "이미 선관위 토론이 세 차례 예정돼 있는데 한 차례라도 해보고 난 뒤에 필요성을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어떤 방송은 하루 전날 제안하면서 다음날 하자고 하는데,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상대 후보가 너무 늦게 결정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졌고, 국민께 선택의 기회를 드릴 수 있는 조건 자체가 무너졌다"며 토론 무산이 야권의 후보 확정 지연 탓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박 후보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의 3자 토론을 거부한 데 이은 토론 회피라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앞서 박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의 3자 토론을 거부하며 "야권 후보가 확정되면 무슨 토론이든 응하겠다"고 확언한 바 있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각종 언론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양자 토론을 즉각 시작하자"며 "박 후보는 그동안 야권 후보가 2명이기 때문에 TV토론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후보 등록 전 언론사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후보간 토론은 한 차례도 못 열렸다"고 압박했다.
이어 "이제 후보 단일화 결과 범야권 대표주자는 문재인 후보로 결정됐다"며 "후보가 결정됐는데도 박 후보가 TV토론을 피하는 이유는 국민의 알 권리와 검증을 피해 손쉽게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단장은 "자기들 지지자만 역 광장에 모으는 선거운동 방식은 과거형"이라며 "정책과 비전 중심의 토론회를 통해 어느 후보가 차기 대통령의 적임자인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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