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13일 오전 중국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후 주석과 단독, 확대 회담을 연달아 가졌다.
아직 구체적인 회담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독 회담이 끝나고 확대 회담 시작 전 후 주석은 "방금 전에 (단독 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 중대한 국제 문제와 지역 현안을 논의해 우리는 중요한 합의를 달성했다"며 "저는 (확대 정상회담에서) 진일보한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번 방문은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 대통령의 노력을 과시했고 또한 한중 사이의 좋은 관계를 과시했다"며 "한중 인민 사이에 신뢰와 우의를 더 깊이 하고 양국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도 "단독회담은 급박한 현안으로 돼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눈 매우 중요한 계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 대화에서 그동안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왔고,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양국 정부가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중미 의견 수렴으로 한 숨 돌려
한중 양국은 단독회담에서는 주로 북핵문제, 확대회담에서는 고구려사를 비롯한 동북공정 문제 등 여러 현안을 다루기로 이미 뜻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수위를 두고 대북 군사조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유엔헌장 7장의 포괄적 적용을 주장하던 미국이 비군사적 제재만 허용하는 7장 41조 적용만을 고집한 중국의 의견을 수용해 결의안 채택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당국자 역시 순방 직전 "안보리 결의안 제재 수위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여튼 중국의 '버티기'와 '모양새'를 중시한 미국의 양보가 합의점을 찾아 대북제재안의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한 숨을 돌렸다.
유엔안보리 결의안 문제 보다 북한 상대가 훨씬 어려워
한편 한중 양국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 또 머리를 맞댔다.
한 전문가는 "미국을 상대로 하는 제재안 줄다리기 보다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모색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중일 연쇄 정상회담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회담은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된다. 2003년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 총리를 각각 접견한 후 주중대사관 신청사 개관식에 참석한 뒤 이날 저녁 귀국한다.
한편 한중 양국은 수교 이후 처음인 이번 실무 방문에 대해 양국이 격의를 뛰어넘어 한 단계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여러 차례 만남이 있었지만 하루 짜리 실무방문을 하는 관계라는 것은 양국이 친절한 이웃, 특별한 이웃임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국 전날 한 당국자도 "이제 우리도 유럽 국가 정상들이 부담 없이 국경을 넘나들며 만나는 식의 접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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