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담합 의결 늑장 처리에 기업 3조6000억 원 이익

김기식 의원 "공정위 의결지연이 불법 저지른 기업 이익 줘"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 1차 턴키 입찰담합 의결을 늑장 처리해, 담합으로 처벌받은 기업들이 3조6861억 원의 추가 매출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이 11일 발표한 공정위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보면 공정위가 4대강 입찰담합 사건 심사보고서 완료를 내부보고 한 2011년 2월에 사건을 처리하지 않아 입찰담합에 참가했던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총 3조6861억 원의 추가 매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제27조는 부정한 계약과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공공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되어 있다.

만일 공정위가 사건을 의결한 올해 6월5일이 아닌 지난해 제재를 했다면 건설사들은 국가계약법상 2011년 이후 일정기간 공공입찰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로 인한 추가매출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4대강 1차 턴키 입찰담합에 참여한 19개 건설사가 받은 국가공공계약 입찰 내역을 계산하면 8개 과징금 부과업체는 2년간 2조4462억 원, 8개 시정명령 업체는 1년간 1조1110억 원, 경고를 받은 3개 업체는 2011년 입찰액의 50%인 1289억 원으로 총 3조 6861억 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가공공계약 중 조달청을 통한 입찰 내역만 분석한 것으로,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직접 입찰한 내역과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을 통한 입찰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기식 의원은 "공정위의 정치적 의결지연이 결국 국가예산이 불법을 저지른 건설업체에 수조원의 이익으로 돌아가게 하고, 오히려 공정위가 법을 잘 지킨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제한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징금까지 깎아준 공정위는 공정한 시장경제를 위한 경제검찰 역할도 제대로 못한 결과를 낳았다"며 "공정위가 즉각 입찰담합업체에 대한 공공입찰 제한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4대강 1차 턴키 입찰담합에 이어 2차 턴키 등 4대강 사업도 입찰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김기식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4대강 1차 턴키 입찰담합 심사보고서'와 김기식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4대강 사업을 진행한 건설업체들이 1차 턴키와 2차 턴키 관계없이 4대강 사업 턴키공사 전체를 놓고 입찰을 고려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는 2차 턴키 공사가 진행된 곳은 물론 낙동강 하구둑 배수문공사,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보현댐 등의 낙찰예정자까지 적시되어 있어 4대강 사업 전반에 걸쳐 담합의혹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