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추진을 놓고 격한 당내 갈등을 벌여온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4일 "경제민주화가 말이 하도 좋아 대한민국에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내용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꾸 화두로 떠오르니 오해와 논쟁이 많이 생긴다"고 거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요구로 열린 '경제민주화 정책 의원총회'에서 "마치 국회 본회의 투표 할 때도 보면 노동이나 여성, 인권이란 말이 들어가면 법안 통과율이 확 올라간다. 분명히 좋은 거라고 생각해서 투표를 잘 하는 성향이 있다. 경제민주화도 그런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경제민주화는 자세히 보면 꼭 보자기와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보자기는 안에 물건이 어떤 것이 들었느냐에 따라 모양도 다를 수 있고 냄새도 따로 나는 느낌"이라며 "보자기 안의 것이 어떤 내용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꾸 공개되다 보니 오해와 논쟁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의 정의와 범주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나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자꾸 흘러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국민적 관심사가 됐으니 경제민주화를 정치권에서 어떻게 소화할지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은 의견 개진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겠지만 국정감사가 끝난 뒤에 이와 관련해 당론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며 "그때 제대로 된 당론을 결정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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