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혁당 발언'으로 역사관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조만간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5.16 쿠데타 미화 발언에 이은 인혁당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수세에 몰리자, 추석 전 전향적인 입장 발표를 통해 논란을 종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추석동영상을 촬영한 뒤 취재진과 만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죽 한 번 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박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해 보다 전향적인 언급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박 후보의 연이은 '군사독재 정당화' 발언으로 지지율까지 내려앉는 모습을 보이자, 박 후보의 측근 그룹에선 추석 전 전향적인 입장을 내야 한다는 건의가 이어졌지만 정작 박 후보 본인은 "밝힌 것은 다 밝혔다"며 요지부동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러나 박 후보에 대한 '역사관 비판'에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까지 가세하는 등 대선 때까지 이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박 후보 스스로도 결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입장 표명의 시기를 묻는 질문엔 "알아서 적당한 때에…"라며 말을 아꼈다. 캠프 일각에선 박 후보가 24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과거사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기자들과의 짧은 문답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에 아예 서울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 "마지못한 진심 없는 사과…하기 싫은 숙제 하나"
반면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하기 싫은 숙제를 하겠다는 말투같아 매우 듣기 거북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박 후보가 자신의 인혁당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과거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시기를 저울질하며 사과를 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고, 자신이 '알아서 적당한 때'에 하겠다는 것은 오만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심의 외면을 반전하기 위해 자신의 입장을 바꾸겠다는 마지못한 진심 없는 사과라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국민 기만이라는 비판만 덧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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