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의 13연승으로 문재인 후보가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로 선출되면서 여야 정치권의 대선 시계도 더욱 빨라졌다. 야권 단일후보를 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2라운드' 대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본선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각 진영의 셈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먼저 문재인 후보와 본선 못지 않은 '진검 승부'를 벌어여 하는 안철수 원장 측은 이날 문 후보를 향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민주당 후보가 확정됨에 따라 안철수 원장의 출마 선언도 임박한 상황이다. 이미 안 원장이 지난 11일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뒤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번주 내로 안 원장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원장의 출마 선언일로 19일이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안 원장은 지난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데 이어 다음날엔 5.18 광주민주화운동 묘역을 찾는 등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한 상황이다.
문재인 후보 입장에선 파죽지세의 승리 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시점에서 안 원장의 출마선언에 따른 지지율 반등이 가장 먼저 넘어야할 '시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역시 이날 문 후보를 향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재인 의원이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문 후보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좋은 비전과 정책 제시로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문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앞둔 '반쪽 후보'라고 평가절하하는 기류도 높은 상황이다. 동시에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박원순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판했던 것처럼, 이들의 단일화 작업이 본격화되면 이에 대한 거센 공세 역시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 입장에선 안 원장과 문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나타날 '흥행'이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연이은 '과거사 미화' 발언으로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안 원장의 출마선언으로 '문재인-안철수 파도'가 동시에 몰아칠 경우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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