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낙동강 보가 체류시간을 최대 9배는 증가시킨다는 정부 내부 조사 자료가 공개됐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실이 환경부에게 제출받은 '4대강 체류시간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시행)를 보면 낙동강 상류인 안동댐에서 하구언까지의 체류시간은 최대 168.08일(저수량기준)인 걸로 드러났다.
낙동강 '보' 건설 이전의 건기 시 체류시간이 18.4일인 것을 감안하면 보 건설 이전과 보 건설 이후의 체류시간은 8.94배나 증가한 셈이다. 또한, 낙동강 유속은 저수지와 댐에서 물을 방류하지 않을 경우 1초에 2.3cm밖에 이동하지 않으며, 물을 방류할 때는 초당 3.2cm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김좌관 부산카톨록대 환경공학 교수는 보 설치 이후 낙동강 상류 영강에서 하구언까지의 체류기간은 185.8일로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 기준을 보면 강 체류시간이 각각 7일과 4일을 초과하면 호소(호수와 늪)로 분류한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체류시간이 상주보에서 낙단보는 10.32일 구미보에서 칠곡보까지 24.45일, 칠곡보에서 강정보까지 26.67일이, 함안보에서 하구언까지는 37.06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낙동강은 미국과 일본 기준으로는 사실상 강이 아닌 셈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녹조발생 원인을 부족한 강수량과 높은 기온, 상대적으로 긴 일조시간이라고 주장하며 보 건설로 인한 체류시간 증가에 따른 녹조발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낙동강이 1초에 2.3cm 움직이고, 안동댐에서 하구언까지 334km를 168일 동안 흐르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녹조가 보 건설에 따른 것임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 의원은 "많은 환경전문가와 토목전문가는 호소의 성격을 가진 낙동강에서 녹조현상은 여름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며 "낙동강의 녹조발생은 낙동강 지표수를 식수로 하는 대구, 부산 등의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현상이 사시사철 항상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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