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후엔 서울 동교동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날 계획이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찾아 "그저께 후보가 되고 나서 대통령께 인사드리려 찾아뵙게 됐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악수했다.
김 전 대통령은 건강 등 안부를 묻는 박 전 대표의 인사에 "아주 건강하다. 오늘도 아침에 5km를 걸었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이번에 제가 우리 사회가 갈등이 많아서 나라가 한 번 더 발전, 도약하고 국민도 행복해지려면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노력을 많이 기울이려고 한다"며 "대통령님께서도 대통합을 이뤄나가는 걸 잘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지금 나라가 참 어렵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참 어려운 때니까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참 중요한데, 잘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걱정이 참 많다. 내가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애국심이 없다. 전엔 애국심이란 말을 정치할 때 많이 썼는데, 이제 정치인이 애국심이란 말을 안 쓴다. 그게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말씀대로 정치에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애국심이라 생각한다. 그게 바탕이 돼야 모든 것을 사심없이 할 수 있다"면서 "그 마음이 바로 안 서면 하는 일마다 국익을 해칠 수 있고, 국민에게 오히려 해를 줄 수 있다"고 응수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그간 박 후보와 박 후보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해와 이날 만남이 더 주목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박 후보를 향해 "칠푼이"라고 혹평, 양측의 관계가 아예 틀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엔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와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전날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박 후보는 오후엔 봉하마을을 깜짝 방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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