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보이콧' 사흘 만에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복귀한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주자들이 6일 합동연설회에서 '공천 헌금' 사태를 들며 총선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근혜 후보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경선 보이콧은 비박계의 '삼일천하'로 소득없이 끝났지만, 대선 전 최대 악재로 떠오른 공천 비리를 문제 삼아 박 후보의 발목을 붙잡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여러가지 비리 문제 등으로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세론'이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고, 솔직히 불안한 점이 많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7대 총선 당시 자신이 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정치에서 공천 비리, 돈 공천, 쪽지 공천, 계파 공천을 없애고 깨끗한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보이콧 사흘 만에 복귀한 김태호 후보는 "성매매보다 더 나쁜 짓을 했다"며 박 후보와 공천 비리에 연루된 친박계 인사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며칠 전 당 쇄신의 뒷자락에서 국회의원을 돈으로 주고 팔고 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주의를 팔고 사고 했다"면서 "당은 사당화 됐고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원칙, 원칙'하면서 불통무통의 이미지를 더해가고 있다"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임태희 후보 역시 "당이 위기에 빠졌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위기"라면서 "책임질 사람들이 반드시 책임져야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수사에서 공천 헌금 사태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후보가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재차 압박한 것이다.
임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공천 헌금 3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을 거론하며 "현 전 의원이 총선 공천을 주도하고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며 박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근혜 "네거티브 때문에 '멘붕'…절대 굴복 안 할 것"
'돌아온 비박'들의 협공에, 박 후보는 공천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 '멘붕('멘탈 붕괴'의 약어·큰 정신적 충격이라는 의미)'이 올 지경"이라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번 의혹이)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면서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과 당원께 송구스럽다"며 "다시는 우리 정치에서 공천 비리가 발 붙일 수 없도록 더욱 철저하게 시스템화해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 '멘붕'이 올 지경"이라며 자신을 향한 당 안팎의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한 뒤, "그런 것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을 위해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대처할 뜻을 밝혔다.
앞서 박 후보는 공천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비박계의 요구에 대해 "후보 사퇴 요구는 적절치 못하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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