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자유선진당이 20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직불금 국정조사 문제와 정부 여당이 전날 발표한 '국제금융불안 극복방안'을 논의한다.
여당은 '정부 조사 후 국정조사'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야당은 '즉각 국조'로 맞서고 있는 형편이다. 은행권에 대한 외환 보증 등의 문제는 원론적으로 여야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강만수 경질' 문제에서 여야 간 입장차가 크다.
외환보증 문제에 대해선 의견 수렴될 듯
홍준표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오늘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직불금 부정 수령 문제 등을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에 있을 회의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선진과창조의모임 권선택 원내대표가 참석해 쌀 소득 보전 직불금 부당수령과 관련한 국정조사 및 정부 여당이 전날 발표한 '국제 금융 불안 극복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사전 회동을 열고 의제 등에 대한 조율을 진행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모든 것을 정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는데 자기들이(민주당이) 하지 않겠다고 해도 국정조사는 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지만 "정부의 조사를 보고 난 후에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승수 총리는 지난 17일 "정부 1차 조사는 10월 말 가량에 끝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생각보다 국정조사에 빨리 들어갈수도 있나'는 질무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 (야당이)하도 떼를 쓰니까"라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금융 대책과 관련해 "이번에 당정협의에서 내 놓은 금융대책은 여야 간 협조 없이는 한발자국도 나가기 어렵다"며 "야당의 초당파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쌀 직불금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융 대책에선 온도차가 나타난다.
민주당은 정부의 금융구제안에 대해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 경질을 포함한 이른바 '5대 선결 조건'을 내놓고 있지만 자유선진당은 "정부보증에 대한 국회동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회는 그 적정여부를 가려 즉각 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쌀직불금 규탄 대회에서 "어떤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도 땅에 떨어진 경제팀 정책에 대한 신뢰의 회복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지금 정부 제안 금융위기 대책도 경제정책의 수장을 비롯한 경제팀의 경질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시장에 전달되기 전까지 어떤 효력도 한계 있을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강 장관을 경질하지 않으면 은행지급보증안에 동의해줄 수 없다'는 식의 직접 연계는 피했다. 강 장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지만 자칫하면 '발목잡기'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