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4'의 대결이었다. 24일 방송 3사 주최로 열린 새누리당 첫 대선 경선후보 TV토론에서 비박(非朴) 주자 4명은 일제히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번 새누리당 경선이 박 후보의 '독주' 속 치열한 2위 경쟁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후보들의 상호 질문도 대부분 박 전 위원장에게로 쏠렸다. 주로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역사의식 논란부터 불통 및 사당화(私黨化) 논란, 올케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의혹까지 각종 사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임태희 "5.16이 '불가피한 선택'이면, 12.12도"? VS 박근혜 "어거지 주장"
임태희 후보는 먼저 5.16 군사쿠데타와 관련한 박 후보의 역사의식 논란을 들며 맹공을 펼쳤다. 먼저 임 후보는 "박 후보의 말대로 5.16이 쿠데타가 아닌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5.16을 쿠데타로 명시하도록 교과서를 개정할 생각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제 발언에 찬성하는 국민이 50% 정도 된다. 임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이 50%의 국민은 잘못된 국민이니 버리자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한 뒤 "정치인이 미래를 내버려두고 역사학자나 국민들이 평가할 (과거를) 두고 논쟁하면 통합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역사 교과서 개정에 대해선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임 후보가 재차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성장 업적을 들며 5.16을 옹호한다면 근대화를 이뤘다고 일제시대를 정당화하고 5공 당시 경제가 성장했다고 12.12쿠데타까지 옹호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박 후보는 "어거지로 연결시키면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죽지 못해 살 정도로 세계 최고로 가난한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당하고 있었다. 자칫하면 안보 위기 상황이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문수, 서향희 겨냥 "'만사올통'이란 말 아는가"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대뜸 "'만사올통'이란 말을 아는가"라며 "만사가 올케로 통한다는 뜻"이라며 박 전 위원장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캐물었다.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지내며 저축은행 로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서 변호사가 최근 극비리에 홍콩으로 출국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조카가 외국에 연수를 간 것도 도피성으로 보도가 나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법적으로 잘못된 비리가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알아보니 검찰에서 문제가 된 게 없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김문수 후보가 재차 "바로 그런 태도가 문제"라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만사형통'이란 말이 나와 수근거릴 때 지금의 박근혜 후보처럼 대답했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그래서 상설특검제 도입 등 권력형 비리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제안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박근혜 "박근혜 사당화? 그럼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됐겠나"
새누리당 내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김태호 후보와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후보는 박 후보의 '불통 논란'을 지적했다.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개의 문>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연 김 후보는 "인내를 가지고 (철거민들과) 갈등을 조정하는 민주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정치도 마찬가지로 걱정인데, 민주적 절차가 무시됐기 때문에 사당화 논쟁, 제왕적 리더십 논란이 나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안상수 후보 역시 "이 상태론 당선되기도 어렵지만 되고나서도 걱정"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최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만 봐도, 사당화로 당을 좌지우지 했다면 제 생각과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겠느냐"면서 "그럼에도 야당에선 박근혜가 다 책임지라고 하고, 그러면서 (당에) 아무런 관여도 하면 안된다고 한다. 이런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이날 TV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한 새누리당 후보들은 오는 26일과 27일엔 각각 광주·전북·전남 지역과 부산·울산 지역을 찾아 합동 연설회를 벌일 계획이다. 오는 29일엔 새누리당 취약층인 30~40대를 대상으로 파주 헤이리에서 '정책 토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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