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철거가 예정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강제철거를 중단시켰다. 박 시장은 봉천 12-1 주택재개발구역 철거 예정 소식을 접하고 이를 중단시킨 과정을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시장은 이 글에서 "그저께 오후에 귀국한 저의 트위터에 몇 개의 글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며 "봉천 12-1 주택재개발구역의 23가구 강제철거가 어제 예정되어 충돌이 예상되고 용산참사의 악몽이 상기된다는 것이었다"라고 썼다.
박 시장은 "비서실장에게 꼭두새벽에 전화를 걸어 현장의 상황을 점검하고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만약 강제철거가 개시될 예정이라면 내가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장을 가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볼 것이라는 엄포까지 포함해서 강제철거 중단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곧바로 서울시의 주택문제를 총책임지고 있는 주택실장이 현장에 출동했고, 당장 철거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를 해왔다"며 "일단 긴박한 상황은 정리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강제철거는 법률에 따라 가능한 조치일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강제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우리는 이미 용산참사를 경험한 바 있다"며 "가능한 한 대화하고 그 과정이 아무리 지난하다고 한들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적어도 서울시장으로서의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수십 년 살던 주민들 입장에서 자신들의 삶의 뿌리가 뽑혀져 나가는데 행정의 편의라는 이름으로 강제철거라는 무기에 의지하던 과거의 행정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며 "외국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는데 수십 년이 걸리는 데에는 이런 온전한 합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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