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부정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당권파의 폭력 사태로 무기한 정회된 가운데, 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가 13일 중앙위를 속개해 미처리된 안건 3개를 전자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혀 또 한 번의 충돌이 예상된다.
당권파의 '난투극' 등 끈질긴 회의 무산 시도로 오프라인 회의를 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자 투표로 회의를 선회했지만, 당권파가 장악한 당 사무총국은 이조차도 막아서며 "가담자 징계"를 운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위 의장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와 부의장인 유시민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위 속개를 위한 토론회 후 중앙위 속개를 위한 요청을 했다"며 "오늘 오후 8시부터 내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남아있는 안건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당권파의 구타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 불참했다.
어제는 대표 폭행, 오늘은 항명? 장원섭 사무총장 "전자투표 인정 못해"
그러나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의장단의 속개 방침에 심상정 공동대표의 '의장' 지위를 문제 삼으며 당 서버 사용에 불가 입장을 천명함은 물론, "전자회의를 대체하는 등의 모든 유사행위의 정당성이 없음을 중앙위원에게 고지하며 이 행위에 가담한 당직자들은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당규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 포고'를 한 상태다.
앞서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전자회의 방식으로 열린 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의 토론회 역시 "당 시스템 사용을 허락할 수 없다"며 서버를 폐쇄 방침을 통보하기도 했다.
당권파 사무총장에 의해 자행된 사상 초유의 '하극상' 사태에 유시민 공동대표는 "자신이 당 대표하겠다고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장 당기위원회에 제소돼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 사무총장이 실무진을 지휘하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대표를 부정하고 지도체제를 부정, 파괴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심상정 공동대표 역시 "(장원섭 사무총장이) 서버도 일방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을 '대표' 및 '중앙위 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당권파 주장에 대해 "공동대표로서 중앙위 의장으로 (중앙위 회의를) 완수하고 사퇴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중앙위가 진행 중이고 아직 저는 공동대표이며 적법한 의장"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위가 책임있게 마무리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도 했다.
대표단은 당권파가 접속을 방해하고 있는 중앙당 서버를 이용해 전자투표를 할 수 없다고 판단, 다른 서버를 활용해 중앙위를 열겠다는 방침이지만 당권파는 중앙위 표결은 물론 대표단의 '의장단 권한'까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투표가 진행되더라도 이 투표의 효력을 두고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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