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따르면 이상득 국회부의장, 전여옥·정형근 최고위원, 박진 의원, 황진하 국제위원장, 정문헌 제2정조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2차 방미단은 로버트 리스카시 전 주한미군 사령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 등을 만나 작통권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1990년대에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재직했던 인사들이다. 방미단이 "미국 정치권에 작통권 협상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며 출국한 것에 비하면 급이 다소 낮거나 현 행정부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인사들을 만난 셈이다.
게다가 로버트 리스카시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나라당의 의도와 무관한 답변을 했다. 그는 "한국정부의 태도에 따라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작권 이양은 한미 정상 간에 이미 결정돼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3년에도 "주한미군 감축 구상은 정상적"이라며 "이 변화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틸럴리 전 사령관도 "작통권 이양 이후 주한미군은 한국에만 묶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되기 때문에 병력감축 등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방미단을 낙담시켰다.
그나마 만날 수 있었던 미 행정부의 현직 관계자들도 미 행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로버트 조셉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작통권 문제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북한이 불법행위를 그만두지 않는 한 대북 경제제재는 지속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방미단은 짐 리치 미 하원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에게서 "작통권 문제는 철저히 군사적 차원(military level)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을 들어야 했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한나라 2차 방미단은 '이간질 방미단'인가"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서 부대변인은 22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현 미국의 정부당국자들을 만나지 않았는가"라며 "그것은 미 정부당국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화내용을 자신들의 의도에 따라 왜곡해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한 일"이라며 "당리당략이란 것은 자신들이 무슨 망신을 사는지도 모를 만큼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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