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박근혜 위원장은 "우리 정치가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께 실망을 드린다면 국민에게 또 다시 지지해 달라고 부탁할 자격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못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의 마음을 외면하는 정치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 기간 만났던 국민들이 제 손을 잡고 하소연하던 그 절박한 마음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여러분도 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분의 손을 잡았을 것이다. 그 때 드렸던 약속과 마음을 절대 잊지 말고 꼭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대회가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프레시안(최형락) |
"내 당선은 박근혜 덕"…낯 뜨거운 '朴비어천가'
이어 진행된 당선자 인사에선 4.11 총선 승리 후 완전히 '박근혜 당'으로 재편된 새누리당의 현 주소를 실감케 했다. 많은 지역구 당선자들이 "박 위원장께서 지역을 찾아주신 덕에 당선됐다"며 공을 박 위원장에게 돌렸고, "박근혜 위원장의 대선 당선을 위해 힘쓰겠다"며 대놓고 '아부'를 한 당선자도 있었다.
경기 평택을 이재영 당선자는 "16년 만에 새누리당이 평택을에서 이겼는데, 박 위원장님이 저희 지역에 안 오셨다면 당선돼지 않았을 것"이라며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고, 강원 원주을 이강후 당선자는 "다행히 박근혜 위원장께서 원주을에 세 번 오셨고, 그 결과 내가 당선된 것 같다"고 공을 박 위원장에게 돌렸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선자들의 인사말을 들으며 웃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농촌 지역 당선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충남 예산·홍성의 홍문표 당선자는 "한미FTA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FTA로 이익을 보는 국민이 있고 손해를 보는 국민이 있다"며 "손해 보는 국민은 국민이 아니냐"며 당의 후속대책을 촉구했다.
'이색' 당선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 동래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진복 당선자는 "밥값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한 마디를 남겨 강한 인상을 남겼고, 83.4%의 지지를 얻어 전국 '수석' 득표율을 기록한 이철우 당선자는 "18대 때는 아무도 안 된다고 했는데 선거는 역시 운"이라며 "대선 때 내가 나가면 이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주여성 출신인 비례대표 이자스민 당선자는 "저한테 이 기회가 상징으로 남지 않도록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고, 만삭의 몸으로 뱃지를 단 김희정 당선자(부산 연제)는 "4살 난 딸 아이와 곧 태어날 아이의 엄마로서 소외계층을 엄마의 마음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갑의 이종훈 당선자는 "새누리당 내 좌파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근혜 찬가' 불편했나? 이재오 불참, 정몽준 퇴장
비례대표 11번으로 5선 의원이 된 박근혜 위원장은 당선인사를 통해 "제가 안거낙업(安居樂業)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국민이 걱정과 근심없이 살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하는 것"이라며 "그 이상의 정치 목표가 있을 수 없다. 그걸 위해 우리가 국회에 들어왔고,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박 위원장을 제외한 여권 대선주자들은 행사에 불참하거나 일찍 자리를 뜨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행사 시작 한 시간만에 자리를 뜬 정몽준 전 대표는 당선자 인사 전 행사장을 나가면서 박근혜 위원장을 겨냥 "정쟁하지 말라고 하는데 정쟁과 정치를 어떻게 구별하느냐"며 박 위원장의 인사말을 문제 삼았다. 역시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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