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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사무총장 "한국은 모범적 회원국이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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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사무총장 "한국은 모범적 회원국이다", 그래서?

[시각] '세계화' 바람에 OECD가입한 지 10년…그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앙헬 구리아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한국의 OECD 가입 10주년 기념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은 OECD의 모범적이고 주요한 회원국"이라고 칭찬했고 노 대통령도 "OECD가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경제제도의 발전, 특히 각종 제도와 규범의 선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OECD 10년을 되돌아보면 두 사람의 말에 선뜻 동의하기는 힘들다.
  
  1996년 '세계화' 열풍으로 OECD가입…1년 후 IMF 후폭풍
  
  1996년 10월 11일 한국이 OECD 29번째 회원국으로 결정되자 김영삼 당시 대통령부터 온 나라는 "우리도 드디어 선진국이 됐다"며 축배를 들었다.
  
  1990년대 초부터 OECD 가입이 추진되면서 여러 여건상 시기상조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시 '세계화' 열풍과 더불어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목소리가 일방적으로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OECD가입 1년 만에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맞았고 1997년 12월 3일에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얻는 치욕을 겪었다.
  
  게다가 OECD 가입을 위해 준비 없이 금융산업 분야를 무차별적으로 개방한 것이 IMF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1996년 OECD 가입 당시 우리 정부와 언론들은 "좀 있으면 영국도 따라 잡는다"고 기세를 높였지만 IMF 구제금융 이후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비아냥거렸다.
  
  각종 경제지표는 변했지만…높아진 대외의존도
  
  OECD 10년 간 한국의 경제지표는 양적으로 큰 성장을 거뒀다. 국내총생산(GDP)은 5574억 달러에서 7875억 달러로 41.3% 성장했고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도 96년의 1만2197달러에서 지난해 1만6291달러로 33.6% 늘었다.
  
  구매력평가기준(PPP)을 적용한 1인당 GDP는 2004년에 2만 달러 벽을 돌파했지만 상대적 등수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1인당 GDP는 1996년 가입 당시에는 22위였지만 2004년에는 23위에 그친 것.
  
  반면 한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은 같은 기간 1297억 달러에서 2844억 달러로 119.3%나 증가했고 GDP에서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29.6%로 19위였으나 2004년에는 41.9%로 12위까지 뛰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노동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OECD 단독 1위
  
  우리 국민들이 OECD 가입국 국민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각종 통계수치가 "OECD국가 중 몇 위"라는 식으로 소개될 때다.
  
  그런데 한국은 대체로 OECD 내에서 극단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복지 분야와 같은 삶의 질 관련 지표는 10년 째 꼴찌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교통사고, 자살율, 노동시간 등은 10년째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예컨대 연간 노동시간의 경우 1996년 2648시간에서 2004년 2423시간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OECD 단독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0년 전에는 통계조차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도 한국이 다른 나라를 멀찌감치 따돌린 채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OECD사무총장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말고 한미FTA 추진하라"
  
  이날 대통령을 접견한 구리아 OECD사무총장은 자신의 모국 멕시코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노 대통령에게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말고 소신을 갖고 한미FTA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추진 시 멕시코 국민들도 많은 두려움을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분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NAFTA 체결 후 10년간 멕시코의 총수출이 약 5배 증가했고 선진기술 및 경영기법을 습득하고 신인도도 향상돼 외국인 투자도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복지, 빈부 격차 등 각종 삶의 질 관련 지표에서 OECD 내에선 우리나라와 꼴찌를 다투는 멕시코가 구리아 사무총장 말대로 NAFTA 이후 '살기 좋아졌는지'모르겠다.
  
  OECD 가입 10년 만에 우리 수출이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삶의 질도 그만큼 향상됐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OECD 졸속 가입이 IMF 구제금융을 불러왔듯이 졸속적 한미FTA는 무슨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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