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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비상냉각, 유리잔 깨지듯 원자로 파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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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비상냉각, 유리잔 깨지듯 원자로 파괴 가능성"

환경운동연합 "고리1호기 원자로 안전성 문제 심각…최악의 사태 생길수도"

최근 비상 정전 사태와 사고 은폐로 논란을 일으킨 고리 원전 1호기의 원자로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비상냉각을 시도할 경우 파괴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은 2일 낸 성명에서 "임해규 의원실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보도자료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을 통해 고리 1호기가 가동 초기부터 원자로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원자로의 취성화 작용으로 인해 고리 1호기 원자로는 비상노심냉각장치를 가동할 경우 파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리 1호기 가동 초기부터 안전 문제 심각"

환경운동연합은 설계 수명이 다 된 원자로 압력용기의 건전성을 시험하는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제2009-37호)에 비춰봐도, 고리 1호기는 가동한 지 1년 만에 압력용기 노심영역 내벽에의 중성자 조사량이 설계수명 말기에 예상되는 조사량의 50배를 기록했고, 1999년에는 400배까지 조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고시가 규정하는 최대 중성자 조사량은 1x1017n/㎠인데, 고리 1호기는 1년 만에 0.509x1019n/㎠을 기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고리 1호기 원자로가 가동 초기부터 방사선과 중성자선에 과다하게 노출됐음을 의미한다"며 "운전 미숙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고리 1호기 원자로가 가동초기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고리 1호기 연성-취성화 천이온도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이 고방사선과 중성자선을 쬐게되면 취성화를 일으켜 뜨거운 유리컵을 찬물에 넣었을 때와 같이 열충격으로 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연성이 줄어들고 취성화가 일어나는 온도가 '연성-취성화 천이온도'다.

보통 금속은 영하 수십도에서 취성화 현상이 나타나나 고리 1호기는 가동한 지 1년 만인 10월에 134.73도가 됐고 이후 1999년 9월에 142.33도를 기록했다. 2005년 6월에는 126.55도로 기존보다 낮은 온도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험을 위한 금속 조각을 기존 시험에서 깨진 조각들을 용접해서 다시 붙이고, 다른 방식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다른 원전의 천이온도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값으로, 고리1호기 원자로가 특히 문제가 심각한 상태에서 가동을 계속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로가 견디는 최대흡수에너지 또한 문제가 있었다"며 "1978년 교과부 고시에서 정한 최대흡수 에너지 기준보다 낮은 90.4J이었고, 가동한 지 1년만인 1979년에는 수명말기 기준값 보다 낮은 65J을 기록하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파괴인성 요건에 따르면 최대흡수에너지는 가동 초기에는 102J 보다 낮아서는 안 되고 전 수명을 걸쳐서 68J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교과부 고시에는 최대흡수에너지나 연성-취성 천이온도 등에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자로를 열처리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한수원은 "2006년에 행해진 추가적인 시험결과가 안전여유도가 확인됐다"며 열처리도 시행하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아무리 추가적인 시험결과를 통해서 안전여유도가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강철로 만들어진 원자로가 취성화 작용을 일으키는 온도가 100℃가 넘은 채로 수십년간 계속 가동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를 알고도 수명연장까지 승인해준 원자력안전규제당국의 안전불감증은 더 문제"라고 밝혔다.

"비상냉각장치 가동하면 원자로 파괴될 수 있어"

환경운동연합은 고리1호기 상황에 대한 일본 시민원자력자료정보실의 반 히데유키 대표의 발언도 전했다. 반 히데유키 대표는 "우리는 겐카이 원전 1호기의 연성-취성화 천이온도가 98℃로 상승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즉시 폐쇄를 요구했다"면서 "높은 연성-취성화 천이온도는 매우 위험한데, 심각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 비상노심냉각장치를 갑자기 가동했을 때 원자로가 파괴될 수 있고 필연적으로 노심용융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히데유키 대표는 "최악의 상황에는 수증기 폭발이 일어날 것 "고리 1호기의 높은 연성-취성화 천이온도에도 불구하고 가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매우 놀랐다. 우리는 절벽의 끝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고리 1호기는 지금 상태로라면 어떤 이유로 냉각기능이 정지되는 비상시에, 원자로의 핵연료봉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막는 최후의 수단인 비상노심냉각장치를 작동할 수가 없다"면서 "비상노심냉각장치를 가동했을 경우 냉각재의 온도차이로 인한 열충격으로, 유리잔 깨지듯이 원자로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리 1호기는 노심용융이든, 원자로 파괴든 최악을 막을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라며 "그동안 고리 1호기에서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지만 앞으로도 계속 운이 따를 것이라도 보장할 수 없다. 하루빨리 폐쇄하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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