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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 은폐, 이번이 처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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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 은폐, 이번이 처음 아니다

거듭된 사고에 불안감 확대…"한수원 은폐는 이미 여러번 벌어져"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에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한달 간 은폐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도 위험한 사고가 다수 발생했으며, 한수원이 은폐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울진 원전 4호기, 전열관 대량 손상…고치면 된다?"

지난해 말 울진 원자력발전소 4호기는 증기발생기 내부에 있는 전열관 4000여개가 손상돼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진원전 4호기에 설치된 증기발생기 2개의 전열관 1만6428개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3847개가 금이 가있는 균열현상이 발견된 것. 울진 원전은 정비 기간을 올해 4월까지 대폭 연장했다.

전열관은 원자로의 냉각수가 순환하며 냉각수의 열을 터빈에 전달하는 가느다란 관으로, 관이 터질 경우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특히 이번 울진 원전의 경우처럼 많은 수의 전열관이 파손될 경우 다량의 냉각수가 소실되어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용융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서 2002년 4월에도 울진 원전 4호기에서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증기발생기 전열관이 두동강 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당시 전열관 내의 1차 냉각수 45톤이 13분간 유출되어 백색경보(사고 1등급)가 발령됐다. 이때 냉각수가 증기화되어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단 한수원은 울진 원전 4호기의 정비대상 전열관 3847개 중 922개를 폐쇄하는 '관막음'을 하고, 나머지 2925개는 관 내부를 보강하는 관재생작업을 거쳐 가동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증기발생기 자체를 2013년 9월쯤 조기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증기발생기를 교체할 경우 1개당 1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열관에 다수의 균열이 발생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조치' 후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높다. 또 '관막음을 많이 하면 발전 능력이 떨어지고 전열관 전체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방사능 물질 누출 사고 적잖아…한수원 은폐 반복"

한편 한수원이 한달 간 사건을 은폐한 것은 이미 여러번 발생했던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주환경연합 의장을 맡고 있는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한수원의 고리 1호기 사고 은폐는 이미 여러번 벌어졌던 일"이라며 "이제까지 한수원이 은폐했으나 추후에 들통난 사건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미루어보면 한수원이 성공적으로 은폐한 사건도 다수 있지 않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제까지 발생한 원자력 관련 사고 중 가장 황당한 사건 중 하나는 지난 2007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관하던 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2kg 분량의 우라늄 시료를 상자째 분실한 사건이다. 특히 연구원 측이 이러한 분실이 발생한 사실을 3개월 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했다.

당시 연구원측은 IAEA 정기 사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험실에 보관 중이던 농축 우라늄 0.2g, 감손우라늄 0.8kg, 천연우라늄 1.9kg 등이 들어 있는 우라늄 시료 박스가 없어진 것을 파악했다.

연구원은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우라늄의 분실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외부 청소용역업체 직원이 쓰레기로 오인해 다른 폐기물과 함께 인근 폐기물 집하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은 시료 박스는 회수했으나 안에 들어있던 우라늄 시료는 찾지 못했다.

2003년 12월 22일에는 전남 영광원전 5호기에서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물 3500여 톤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사고 발생 일주일 후에야 경위가 공개됐다.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냉각재가 유출됐을 당시, 원전 내부의 방사선 감지기가 경보음을 울렸으나 영광원전 측은 '경보기의 오작동'으로 생각해 대처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운영을 강행했다. 그러다 사고 발생 후 일주일 가량 지나서야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원자로를 정지시켰다. 게다가 영광원전 측은 사고 원인을 파악한지 이틀이 지나서야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1984년과 1988년 월성 1호기에서 냉각수 유출 사고가 있었으나 1988년 국정감사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1995년 월성 1호기에서 방사능 물질이 누출 됐을 때도 1년 뒤에야 보도가 됐다. 1996년에도 영광 2호기 냉각재가 누출됐으나 몇주 후에야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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